•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이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검증공세'에도 '역공'태세를 취했다. 이 전 시장측은 박 전 대표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최태민씨와 그의 일가에 관련된 의혹제기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가세했다.

    그동안 상대후보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자제한다는 것이 이 전 시장의 공식입장이었지만, 사실여부과 관계없이 계속된 검증공세가 지지율 변동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비쳐진다. 또 박 전 대표측의 거듭된 공격에 대한 캠프의 인내도 한계점에 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전 시장이 직접 나선 17일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 직후 박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이 곧바로 비난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후보가 정책 공약을 설명하고 홍보하는데. 그것을 빌미로 삼아 알지도 못하면서 무지막지하게 비난하는 것은 해당행위 아니냐"고 강력 비판했다. 이 전 시장도 이같은 보고를 접하고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광근 대변인은 18일 월간조선이 보도한 최태민 목사 관련 기사를 근거로, △ 영남대학교 이사장 재직시 최씨 가족들의 사학재단 비리 △ 육영재단 운영에서 최씨 일가의 전횡과 재산증식 △ 정수장학회 현 이사장이 과거 박 전 대표와 최씨의 연락업무 담당 등의 의혹을 거론했다.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검증공세와 관련한 이 전 시장 캠프의 입장 변화 조짐을 나타낸 것이다.

    장 대변인은 "정수장학회, 영남대, 육영재단 운영 등 박 전 대표와 관련된 의혹의 중심에는 늘 '최태민'이 있었다"면서 "최씨 일가의 관련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 전 대표와의 관계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미래진행형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씨에 대한 의혹제기에 '천벌' 운운하며 과잉반응을 보이는 박 전 대표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다"고 의미를 두었다.

    장 대변인은 또 "도덕성과 관련돼 초연한 입장을 취해왔던 박 전 대표의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경우, 최씨 일가에 의한 국정농단의 개연성은 없겠느냐"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