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마다 라이벌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맹추격을 받고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한 자릿수까지 줄었다.

    18일 보도된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의 결과가 나왔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 플러스'에 의뢰, 16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40.1%, 박 후보는 25.4%였다. 지난 5월 조사(이명박 44.1%, 박근혜 21.6%) 때 22.5%이던 격차가 이번 조사에서는 14.7%로 크게 좁혀졌다.

    특히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의 박 후보의 가파른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이 후보의 TK지지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박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해 6월 조사에서는 역전했다. 두 후보의 TK지역 지지율을 살펴보면 먼저 이 전 시장은 4월 45.1%, 5월 39.3%, 이번 6월 조사에서는 35.3%로 나타났다. 두달새 10%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이다.

    반면 박 후보는 4월 36.3%, 5월 37.1%, 이번 6월 조사에서는 40.5%를 기록했다. '영남을 잡아야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당내 정설이 있는 만큼 박 후보의 'TK역전'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 후보에 상대적 우위를 점했던 20, 30대 지지층에서도 이 후보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 5월 조사에서 20대, 30대의 이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4.9%, 50.1%였으나 이번 조사에는 38.1%, 37.3%였다. 30대에서는 무려 1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벌어지는 '후보검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응답자의 61.0%가 최근 부동산 문제 등 이 후보를 둘러싼 검증작업에 대해 '대선후보로서 거쳐야 할 검증과정'이라고 답했다.

    반면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답한 응답자는 28.9%에 불과했다. '검증공방 이후 이 전 시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도 66.5%가 '변함없다'고 답했으나 21.8%는 '더 나빠졌다'고 했고 이 후보 지지층에서도 9.7%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런 지지율 변화에 대해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은 "경선규칙 다툼, 정책토론회 등에서 이 후보의 장잠으로 여거지던 돌파력, 추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치우친 데 대한 실망감과 검증 공방이 겹쳐지면서 지지세가 흔들린 것 같다"면서 "한나라당 지지층 중에서 이 후보 지지자 일부가 박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6.8%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고 출마선언을 앞둔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2.0%로 순식간에 범여권 빅3로 진입했으며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1.8%)가 뒤를 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긍정평가'가 22.8%, '부정평가'가 72.0%로 지난달 조사 때 보다 '긍정평가'가 10.2%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