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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일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보다 한발 먼저 후보등록을 마쳤다. 이날 박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참여를 공식선언했다. 일단 당 경선 후보등록은 박 전 대표가 선수를 친 셈이다.
2000여명의 지지자들의 환호속에 기자회견장으로 걸어들어오는 박 전 대표의 표정엔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출마선언문을 읽어내려가는 그의 목소리에서도 힘이 넘쳤고 기자들의 민감한 질문에도 여유있게 답했다. 특히 박 전 대표에게 꾸준히 지적돼 온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조금 전 그 시절 아버지 시대에 본의 아니게 불행을 당한 분께 사과를 드리는 것은 나의 진심과 충정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공개사과로 일단 '박정희의 과오에 대한 짐'은 털어버린 것이다. 당내에서도 박 전 대표의 공개사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 관계자는 "계속 꼬리표 처럼 따라 붙을텐데 박 전 대표가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출마선언날 사과를 한 것이 눈에 띈다. 잘 판단한 것이다"고 말했다.
'6월 대역전극'을 계획하고 있는 박 전 대표와 캠프의 발걸음도 산뜻하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과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무척 고무된 표정이다. 이날 박 전 대표의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32명의 의원들도 취재진에게 박 전 대표의 경쟁력을 설파하느라 분주했다. 캠프 관계자들 입에서는 이런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들은 "두고보세요. 뒤집힙니다"라고 자신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도 빨간재킷을 입었다. 지난 8일 부산 정책토론회 당시와 같은 복장이었다. 2006년 7.11 전당대회도 빨간재킷을 입었다. 그래서 박 전 대표의 빨간색 재킷은 '역전'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 전 시장과의 대리전 논란을 일으킨 지난 7·11 전당대회 당시 박 전 대표는 빨간색 재킷을 입고 참석해 주변의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은 강재섭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에 크게 뒤떨어졌만 박 전 대표 지지성향의 당원들의 힘을 바탕으로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