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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6일 사설 '노 대통령의 명백한 선거법 위반 방치 말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일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논의한다고 한다.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고발한 때문이다. 이것은 굳이 정당의 고발을 기다릴 일이 아니다. 사소한 위반도 발로 뛰며 감시하던 선관위가 유독 이런 사안에는 정당이 고발할 때까지 기다렸다면 이해하기 힘들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건 선관위와 헌법재판소가 이미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 공정한 선거관리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기에 더욱 엄격한 중립성이 요구된다. 그런데도 야당이 집권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하고, 야당 후보와 공약을 저급하게 공격했다. 야당 후보의 공약을 공격하기 위해 정부 기관에 조사를 시켰다. 선거 중립 의무는 물론 직위 이용 및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까지 위반한 것이다.
그러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 노 대통령은 재임 중 이미 여러 번 선거법 위반 경고를 받았다. 그런데도 들은 척 만 척이다. 어제 국무회의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가 대통령의 정치활동을 금하느냐"며 오히려 큰소리다. 선관위가 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리면 헌법소원까지 하겠단다. 앞으로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계속해서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선관위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인다면 선거 개입을 부추기는 꼴이다. 그러고서야 앞으로 누구를 단속할 수 있겠는가.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된 유사 정당조직이라는 사실도 명백해졌다. 정당법상 의무는 회피하면서 선거운동은 하겠다는 꼼수다. 이를 방치한다면 다른 후보들이라고 사조직을 안 만들겠는가. 경고나 하고 넘어가려 하다가는 정당정치의 뿌리를 흔들게 된다.
명백한 선거법 위반을 정치 공방의 소재가 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그 자체를 선거운동에 이용하려는 교활한 음모마저 나올 수 있다. 분명한 법 규정을 두고도 이를 집행하지 못해 선거질서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선관위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