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6일자 사설 <이명박·박근혜, 의혹 제기는 정면으로 책임은 확실하게>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측 최경환 의원은 5일 2001년 수백억원대 사기사건을 일으킨 BBK라는 투자회사에 이명박 후보가 나중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는 한 주간지 보도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또 박 후보측 곽성문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 후보가 친인척 명의로 신탁한 재산이 8000억원 가량 된다는 시중의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둘 다 완전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회사 설립 후에 뒤늦게 발기인이 되는 것은 상법상 불가능하며 이 후보 이름은 주주 명부에도 없다는 것이다. ‘8000억원’ 주장에 대해선 “허위 사실 유포는 중죄이며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과거 BBK 설립자와 함께 다른 회사를 세운 적이 있다. BBK에는 이 후보 형이 대주주인 회사가 190억원의 돈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BBK가 돈을 돌려주지 않자 이 후보 형측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회사 설립자는 미국에서 구속된 상태다. 다른 피해자들은 이 후보한테까지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2년 당시 검찰은 이 후보에 대해선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박 후보측 주장은 검찰 수사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8000억원설’은 지난 4월 박 후보측 곽 의원이 일부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을 뒤늦게 한 통신사가 보도하면서부터 불거졌다. 곽 의원은 당시 “이 후보가 18~19명의 친척들에게 명의 신탁을 해놓은 재산이 8000억~9000억원이 된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또 여권 의원들 이름을 대며 “그들이 이 후보의 약점을 조사한 이명박 X파일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 여권 의원들은 곽 의원 주장을 부인했고, 곽 의원은 그중 한 사람에겐 사무실로 찾아가 “미안하다”고 했다 한다.

    이날 제기된 문제들은 모두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 한나라당엔 후보검증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은 관련 자료를 검증위에 제출하고 검증위는 가혹하게 조사해 유권자들에게 결과를 알려야 한다. 곽 의원처럼 근거는 내놓은 것이 없이 “소문”이라거나 “어디서 들었다”고만 하고, 박 후보측이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의혹만 내놓고 책임은 피해가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후보는 의혹의 대상이 되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입는다. 따라서 의혹을 제기하는 측도 의혹 자체가 허위로 드러나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 공정하다. 의혹이 사실인데도 밝혀지지 않아 득을 보는 것도 안 되고, 사실이 아닌 것이 부풀려져 억울한 피해를 입는 것도 안 된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을 한번 더 잘못 뽑아도 될 만큼 여유 있는 나라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