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사무실에는 70, 80년대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함께 민주화 투쟁을 했던 35명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회원들이 모였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기 위해서였다. 

    박정희 정권에 맞서 싸우던 이들이 20~30년이 지난 지금 그의 딸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모였다. 박희부 민추협 부이사장을 비롯해 고위직책을 맡고 있는 회원 35명은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을 "20여년 전 최루탄을 뒤집어쓰고 경찰의 방망이를 온 몸으로 맞으며 닭장차에 실려 다니던 그때 그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동교동계에서도 몇분 참석했다"고 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이들이 어떻게 박정희의 딸을 지지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일자 이들은 질문 전 먼저 답변을 내놨다. "일부에서는 말한다. 조국의 민주화에 앞장 선 사람들이 어떻게 군사독재 정권의 후손을 지지할 수 있는가라고… 그러나 우리는 군사독재의 직접적인 피해자였기에 사심없이 더욱 떳떳하게 박 전 대표를 지지할 수 있다"며 "'매듭을 묶은 사람이 그 매듭을 푼다'는 결자해지란 말이 있다. 용서는 피해를 당한 사람이 해야 더욱 큰 사랑을 담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군사독재의 가장 큰 피해자였기에 오히려 박 전 대표에 대한 우리의 지지가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박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이유는 어디 있을까. 이들이 받들고 지지하던 YS가 박 전 대표의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주군'과 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진정한 민주화를 완성하는 길은 오로지 좌파정권의 종식입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정부가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번 대선이 단순히 여당을 상대로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선이 끝난 후, 오늘날 왼쪽으로만 한없이 표류하는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입니다. 그렇다면 김정일에 맞서 통일된 조국을 이끌어 낼 적임자가 누구이겠습니까?"

    "그 첫 단추로 현재의 좌파정권을 종식시킬 후보는 누구이겠습니까? 노 정권이 지지하는 후보를 이겨낼 수 있는 한나라당 후보는 누구이겠습니까? 우리들은 오직 박 전 대표라고 믿습니다" 

    박 전 대표만이 북한의 김정일 정권과 맞설 수 있는 한나라당의 후보라는 것이다.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일부에서는 박 전 대표가 고집이 있다고 하지만 이런 소신과 당찬 실천이 있기에 철옹성 같이 버티고 있는 김정일과 당차게 맞서 통일된 조국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또 도덕적 흠결이 없는 후보가 본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최적임자가 박 전 대표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이제 깨끗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투명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남 앞에 나설 수 없는 세상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곧은 사람이 아니면 안되고 도덕성을 결여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박 전 대표의 도덕성과 깨끗함을 선택했고 소신과 당찬 실천력을 골랐다. 그가 추구하는 이상과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스로 "우리는 현재까지 민추협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다. 일부에서는 범상도동계 모임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YS의 눈빛만 봐도 그의 의중을 아는 친상도동계"라고 주장했다. 언론을 통해 YS가 이 전 시장을 지지한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잘못 본 것이다. YS가 이 전 시장을 지지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행사장에 초대해 거기에 갔다고 지지하는게 아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YS를 30, 40년 모셨기 때문에 다 안다. YS가 특정인을 지지한다고 한적 없다. 우리는 그의 눈빛만 봐도 안다. 여기는 다 친상도동계"라고 강조했다.

    지지 선언이 끝난 뒤 박 전 대표가 사무실을 찾아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과거에도 민주화를 위해 활동했다. 나에 대한 지지를 결정해줘 큰 힘을 얻었다.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했고 "여러분이 지지해 준 이유를 너무 잘 안다. 소중한 뜻과 성원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국민 모두 안심하고 평화롭게 잘 사는 선진한국을 만들어 꼭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박근혜 전 대표 지지를 선언한 민추협 회원]

    박희부 조익현 허금환 원성희 김진억 탁형춘 송창달 정재인 신정철 김흥영 한석도 강한명 강헌문 박길남 이경주 최칠성 유재경 오옥자 김혜숙 전영자 김정순 주범노 강복찬 박수빈 이재갑 정만호 이근식 이춘인 송경숙 정원식 함돈시 최국시 안정목 김수인 이성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