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이제 성장정책을 써야 한다"며 "현재 상태에서도 대통령이 리더십만 제대로 발휘해도 1, 2%는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18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사단법인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하고, 벤처기업인들과 만나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과감한 규제 철폐'를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벤처기업인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현 정부 들어와서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기업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건비를 포함, 공무원에 드는 비용 5조원보다 그 사람들이 들어와 (기업에) 간섭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몇십조원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늘어난 공무원 수보다 그로 인한 간섭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전 시장은 "공무원이나 모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규제를 없앤다' 말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지 잘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실천이 안된다"며 기업인 출신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부각시켰다. 그는 "내가 기업에 종사할 때부터 (규제를 없앤다는) 말을 들어왔다"며 "그러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규제는 없어져도 꼭 없어져야 할 규제는 남아 있다. 또 없어진 규제만큼 새로운 규제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세계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리더십을 선택할 거냐는 논쟁을 해야하는데, 다른 분야에 대해 더 복잡하게 토론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며 경선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 등 최근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노조 폄하' 논란에 휩싸였던 이 전 시장은 이와 관련, "새로운 균형된 노사관계를 기대한 것"이라며 "양쪽이 잘 화합하면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자신이 예로 든 인도의 무노조 IT기업에 대해서도 "그 사람들의 높은 긍지와 사기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한 IT전문지가 발표한 '유비쿼터스 세상을 이끌 U대통령은 누가 적당합니까'라는 설문조사에 54%(115명)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전 시장과 큰 격차를 보이며 손학규 전 경기지사(16.4%, 35명), 박근혜 전 대표(7%, 15명)가 뒤를 이었다. 이 조사는 IT업계 임원과 중간관리자, 일반종사자 2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5.18을 맞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민주화 운동이 한단계 뛰어넘어 민족의 화합과 희망, 번영 등 미래지향적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인들의 경쟁적인 광주행에 왜 참여하지않았느냐는 물음에는 "조용히 개별적으로 참여하고 의미를 되새겼다"고 답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3일 망월동 5.18 기념탑을 참배하고, 5.18 기념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벤처기업인과의 만난 후 새로 마련된 여의도 사무실을 첫 방문했다. 이 전 시장은 "아직 내 사무실은 저기(견지동 안국포럼)가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면서 "구로동에 갔다가 지나는 길에 들렀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 등 캠프관계자들과 잠시 얘기를 나눈 후 사무실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