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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룰 논란으로 ‘당 분열’이라는 파국의 위기에 직면했던 한나라당 지도부가 15일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하한선 보장 조항을 포기하면서 일단 파국은 막았기 때문이다.
‘빅2’ 진영의 극한 대립으로 당무가 거의 중단되다 시피했던 한나라당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지난 10일 이후 열리지 않던 당 공식 회의가 경선룰 논란 종식과 함께 재개된 것이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지도부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중재안’에 정치생명까지 걸었던 강재섭 대표의 표정이 그 누구보다 밝았다.
강 대표는 회의 시작 전 취재진들에게 “며칠간 고생 많았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또한 보통 회의가 시작 된 뒤에야 모습을 드러내던 이재오 최고위원도 이날은 3분가량 일찍 도착해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강 대표는 우선 이 전 시장에게 “대승적 차원에서 큰 정치적 결단을 해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상임전국위에서 경선룰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21일 전국위원회 통과는 물론 어렵고, 8월 중순으로 예정된 후보 경선도 불가능해 진다”며 “그렇게 됐다면 모든 정치 일정이 다 엉망이 돼 버리고 한나라당은 그런 문제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한 집단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상임고문을 비롯해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 젊은 소장파 의원들이 당을 아껴주고 평당원까지 당을 걱정하고 힘을 합쳐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온 국민들이 한나라당이 저력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할 것으로 믿고 앞으로 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심기일전해서 약속한 당 혁신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강 대표의 ‘감사인사’에 화답 하듯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다음 마이크를 잡았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으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염원과 당이 깨져서는 안된다고 하는 당원동지들의 열망, 5선이 강 대표가 자기의 정치인생을 걸고 당을 살리려 했던 애당심이 조화돼서 일단 당이 정상적인 체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직자들이 사표를 내놓고도 집에 못가고 근무하면서 당을 위해 고생했다”며 “그동안 심려 많았던 존경하는 강 대표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도 했다. 이어 “이것을 계기로 더 이상 (대선)주자들도 사소한 문제로 국민들에게 염려를 줘서는 안된다”며 “당도 좌고우면해서는 안되고 국민들의 염원인 정권교체의 한 길로 매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상임전국위(의장 김학원 의원)를 개최하고 여론조사 하한선을 보장한 조항이 빠진 중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