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내 경선룰 중재안 논란과 관련해 초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저쪽(박근혜 전 대표)에서 들어오지(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나"며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당 중재안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시장은 13일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마라톤대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강 대표가 중재안에 대한 대선주자간 합의를 요구한 데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이야기하다보니 그랬을 것이지, 본인 뜻이 그랬겠느냐"며 "각자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누가 생각을 강요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재안을 내놨으면 됐지"라며 추후 논란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캠프 내에서 양보하자는 기류가 있지않느냐는 질문에는 "누가 캠프냐"며 반문한 뒤,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있나"고 말해 단호한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중재안이 나온) 첫날 내가 받아(수용해) 공은 저쪽(박 전 대표측)으로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와는 일체 접촉이 없었다고 이 전 시장은 말했다.

    중재안에 대한 이 전 시장의 강경한 입장은 캠프 참모들의 반응에서도 감지됐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강 대표가) 자기가 만든 안을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것 아니냐"면서 "뭘 더 양보해야 하나. 후보까지 양보하라는 거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진수희 의원 역시 "본선이 얼마나 치열할텐데, 소꿉장난도 아니고 뭐냐"며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서울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중재안을 반대하며 벌인 시위 도중 당사 유리창이 깨졌다는 기자들의 전언에 이 전 시장은 "당원이 왜 당을 깨느냐. 힘을 아껴야한다"며 "기물을 파손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상무지구에서 개최된 5.18기념 마라톤 대회에서 5km 구간을 지지자들과 함께 직접 달리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전 시장은 "작년에도 이 대회에 참석했었는데, (시민들의) 표정이 밝고 많이 바뀌고 있다"며 "광주시민들이 5.18 정신을 화합과 번영으로 변화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는 망월동 5.18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5.18 민주화 운동이 미래 대한민국의 화합과 번영의 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방명록에 남겼다.[=광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