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당직자 나와라. 당원비를 낸 당원이 왔는데 경찰들을 동원하다니 무슨 짓이냐"


    11일 오후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당사 앞에 모인 20여명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당직자 나와라' '당원을 우롱하느냐'를 소리치고 있었다. 다소 상기된 표정의 이들은 순간순간 격앙되게 한나라당사를 향해 손가락질도 했다.이들은 다름아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는 평당원들이었다.

    이들이 이렇게 격분한 이유는 오전부터 줄기차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강 대표는 커녕 당직자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 길바닥에서 짬뽕과 탕수육을 시켜 식사를 해결하면서까지 기다렸지만 경찰들만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뿐이었다.

    이들은 "한나라당을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원비 꼬박 낸 당원한테 무슨짓이냐. 경찰들을 동원해서 당원을 막고 있는 한나라당을 보면서 비참한 생각이 든다. 이는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평당원인 김동주씨도 "아무도 나오지 않겠다면 당원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알겠다"며 "당원들은 정권교체하자고 밖에서 떠드는데 안에서는 우리를 비웃고 있다. 당원 말도 무시하는 한나라당은 오늘부로 죽어야 한다"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강 대표의 중재안은 객관성 형평성을 상실한 야합의 부산물"이라며 "이는 국민과 당원을 철저히 무시한 파행"이라고 힐난했다.그는 이어 "강 대표의 사과나 사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강 대표는 이재오 의원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과 영원히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촛불시위중 한 시위자가 '당사내 직원이 창문 넘어로 우리를 비웃었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더욱 분위기는 험악해졌고 급기야 몇몇이 창문으로 돌진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뻔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