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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계층별 맞춤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을 겨냥, 공공성을 강화한 내용의 보육정책을 발표한 박 전 대표는 7일 ‘안정된 노후 보장’을 위한 노인정책을 발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비해 노년층에서 좀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노인정책으로 ‘굳히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회장 안필준)를 찾아 ‘일하는 보람, 건강, 소득보장’의 3대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일자리 및 유급 사회봉사활동 기회 확대 ▲의료비 지원 및 의료시설 확대 ▲안정된 노후 소득 보장을 추진하는 내용의 노인정책을 내놓았다. 안으로는 현행 경선룰 유지라는 ‘일전불사’의 태도를 취하면서 동시에 밖으로는 꾸준한 정책 발표로 민심잡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보육 정책에 이어 노인 정책도 ‘당사자’인 노인들과 마주앉아 ‘현장’에서 발표했다. 그는 특히 “생활이 어려워 연금을 못내는 노인들도 기초연금만으로 월 2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초연금제 도입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안(국민연금 및 기초노령연금)대로 하면 가입자 평균소득자의 경우 30년간 꼬박꼬박 연금을 내도 나중에 월 54만원 밖에 못 받게 된다”며 “지금 2인 가족의 최조생계비인 54만원도 안되면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월 9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5년동안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며 “연금을 납입한 노인들은 기초연금과 자신이 평생 납입한 연금을 합쳐 적어도 최저생계비 이상의 고정 수입이 들오게 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고령화 시대에 맞춰 일에 대한 노인들의 욕구도 자극했다. 그는 “환경·안전·도서관·사회봉사 같이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지자체와 협력해 만들어나겠다”며 공공서비스 일자리 확대, ‘중소기업봉사단’ 정년연장 유도 정책 등을 제안했다. 그는 “고급 기술자로 일했던 사람은 개발도상국의 기술교육자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교직이나 공직에 있었던 사람들도 후진양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치매·당뇨·고혈압·심장병 등 노인성 만성질환 약값 국가 부담, 틀니 건강보험에 추가, 방문간호제 확대, 노인 건강검진 연 1회 실시, 노인장기요양보험제 시설 및 인력 확충, 이동병원버스 서비스 등을 실시하겠다고 했다.카네이션 달아주며 "부모님께 못 다한 효도 하겠다"
어버이날(5월 8일)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회장 안필준)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양손엔 노인들의 안정된 노후를 위한 정책 말고도 ‘노인 공경’과 ‘효’를 강조한 카네이션이 하나 가득 들려 있었다.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보내고 몇 년 후 아버지마저 보내드렸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 아픈 사람이다.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면서 못 다한 효도한다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앞으로 편하게 모실까’ 늘 생각해 왔다”
인사말처럼 박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 자리에 모인 70대 이상의 노인들을 “어르신”이라고 깍듯이 부르며 예의를 갖췄다. 또한 참석자들의 ‘박정희·육영수 향수’를 자극하며 “부모님께 못 다한 효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장소에 들어가기 전 박 전 대표는 건물 앞마당 한편에 있는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의 송덕비를 찾아 카네이션을 올리기도 했다. 이 송덕비는 대한노인회가 육 여사가 죽은 다음해인 1975년에 세운 것이다. 송덕비 옆에는 육 여사가 1972년 대한노인회 건물 건립을 기념하기 위해 심은 향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향나무를 본 박 전 대표는 감회가 남다른 듯 “30년이 넘었는데 멋있게 잘 자랐다”며 “어머니는 생전에 어른 공경 정신을 많이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셨다. 경로잔치에 가서 봉사도 했다”고 회상했다.
간담회 장소로 이동한 박 전 대표는 노인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참석자 19명에게 일일이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며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고 인사했다. 이어 “서서 말씀 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마련된 좌석이 아닌 연단의 마이크를 잡은 박 전 대표는 “어르신들은 어려운 시절을 헤쳐 왔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자식들을 뒷바라지 했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분들이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가정에만 문제를 맡겨 놓을 때가 아니다. 국가가 나서서,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효도를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효와 가정의 화목을 중시하는 나라였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국가가 앞장서서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및 유급 사회봉사활동 기회 확대, 의료비 지원 및 의료시설 확대, 안정된 노후 소득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노인정책을 설명한 박 전 대표는 “정책 추진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풍토를 만드는 일”이라며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일화 하나를 소개하며 연단에서 내려왔다.
“과거 부친께서는 초등학교 운동회 때 군수·서장 등 기관장들이 연단 중앙에 앉고, 교장 선생님은 끝자리나 뒷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교장 선생님이 연단 중앙에 앉도록 시정했다. 앞으로 국가적 행사에 대한노인회 같이 어르신들을 대표하는 분들을 꼭 모시겠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한노인회 분과 위원장 등 19명은 “어르신들 하실 말씀 있으면 듣겠다”는 박 전 대표의 말에 “지금은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필승하길 바란다” “꼭 소원성취 하라” 등으로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