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5보궐선거 참패 뒤 한나라당은 지난달 30일 부터 2일까지 강재섭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 및 최고·중진연석회의와 김형오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지 못했다.

    2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의 현 골격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뒤 한나라당은 3일 나흘만에 회의를 열었다. 강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였다. 그러나 반쪽회의에 불과했다. 이 최고위원이 이 전 시장의 경주이씨 종친회 참석에 동행해 회의에 불참했고 최고위원직을 던진 강창희 전 의원과 전여옥 의원,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한 전재희 의원이 불참하면서 자리를 텅 비었다.

    강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텅빈 좌석을 보고도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평소 회의 시작 전 멘트도 없이 강 대표는 곧바로 "오랜만에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국민들로부터 우리가 따끔한 회초리를 받았고 이 회초리를 받았을 때 우리가 심기일전해서 다시한번 단합해 국민들이 주신 회초리의 의미를 새겨 새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지금 국민들이 엘로카드를 줬는데 그 의미를 모르고 또 무사안일하게 나간다면 또 한번 엘로카드를 받을 것이고 그러면 레드카드로 퇴장"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자리를 연연해 적당히 시간을 끌면 넘거갈 수 있다고 생각해본적 없고 여기 최고위원들도 다 그렇다. 정말 새로태어나는 심정으로 임해야 하고 봉합이 아니라 새로 출발하는 한나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당 쇄신안에 대한 강한 실천의지를 내비쳤다. 강 대표는 "며칠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부패와의 전쟁을 오늘부터 당장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했다. 또 "내주중  지도부에서 경선룰을 확정시키고 내일 대선주자 미팅을 통해 앞으로 서로 자해행위가 되는 상호비방에 대한 방침과 (대선주자)캠프로 사람들이 몰려 지금 인사이동도 제대로 할 수 없고 회의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두 대선주자들에게)말하겠다"고 밝혔다.

    사퇴한 선출직 당직자들에 대한 당직복귀 요구도 나왔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선출직 당직자는 당과 국민이 맡긴 자리다. 진정 당원과 국민의 뜻이 어디있는 지 살펴 선출직인 중진 당직자는 재고해서 열심히 임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