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5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 내홍을 봉합하기 위해 들고 나온 강재섭 대표의 당 쇄신안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을 띠고 있다. '빅2'간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당내 중립성향 의원들과 소장파들 사이에서도 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중립성향 의원과 소장파 의원들은 당 쇄신안을 두고도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도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최고위원이 줄서는 것도 모자라 사퇴여부 눈치만 보나"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1일에도 한 라디오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강재섭 체제의 유지는 좋지 않다. 강재섭 체제에 대한 근원적인, 근본적인 수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박관용 전 의장이나 최병렬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선을 치른 뒤 10월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강 대표의 당 쇄신안을 "강 대표 보신안"이라고 혹평한 뒤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데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욕심에서 비롯됐다"며 " 당 대표로서 일상적으로 해 와야 했던 일을 여태 양 주자 눈치 보느라 못하고 있다가 이제 또 양 주자 눈치보면서 해보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쇄신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거취문제로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에 대해 "최고위원쯤 하는 사람이 대선주자한테 줄서는 것도 모자라서 사퇴여부를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라면 그런 사람은 최고위원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정형근 최고위원을 겨냥, "어느 최고위원은 남이 사퇴하면 나도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은 최저위원도 안된다"며 "자기 생각없이 남한테 끌려다닌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당 대선주자에 의해 강 대표 체제의 신임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이야기다. 당이 없다는 것이다"며 "마치 양 주자가 지도부 신임을 정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은 박근혜.이명박 이 두 사람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쇄신안에 경선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이 전 시장 측에 대해 그는 "이 전 지상측이 주장하는 경선룰 재검토는 당이 혼란한 기회를 이용해 덕을 보자는 것"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묻고 있는데 대선후보 경선룰을 운운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결별은 공멸, 한나라당 분당되지 않는다"
그는 비대위 체제로 갈 경우 당이 깨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한나라당은 분당되지 않는다. 결별하면 공멸이다"며 "이번 재보선에서도 비(非)노무현, 비(非)한나라당이 나오게 되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봤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이 결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 쪽에서 하는 모습을 보면 이것 가지고 당이 변화되겠느냐는 인식을 올바르게 하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뒤집어 쓰는 것 아니냐'는 걱정 때문에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결국 후보들이 어떤 방향이 한나라당 집권에 도움 되느냐를 생각하기 보다 어떻게 해야 당내 경선에서 유리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에 대한 걱정보다는 자신에 대한 보신"이라고도 했다.
비대위 구성보다는 전대 개최를 주장한 남 의원은 "전대에 들어가기 전에 후보들이 모여서 전대와 상관 없이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선언과 진 사람은 선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선언, 그리고 앞으로 구성되는 지도부에 무조건 따른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