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당을 추스리기 위한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내분을 봉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에 이어 이재오 최고위원도 사퇴 가능성을 시사해 한나라당은 더욱 혼란 속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진수희 의원은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최고위원이 본인의 정치적 거취까지 포함해 어떻게 하는 것이 당과 나라를 위한 것인지 고뇌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직 사퇴도 고려대상이냐는 질문에 진 의원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발표된 강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미흡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진 의원은 전했다. 진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언론과 당내 몇분의 평가에 공감하는 것 같다"며 "최종입장 정리는 금명간이 될 것이며, 오늘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이 최고위원은 "강 대표의 당 수습 방안을 보고 (거취문제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 전 시장은 '현 지도부가 당을 잘 수습해야한다'는 뜻을 이 최고위원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까지 당직을 사퇴할 경우 한나라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경선룰 협상에 더해, 새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양 대선주자의 갈등과 당의 내홍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강 대표의 거취문제와 쇄신안에 대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의 '불만'이 본격 표출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한편 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도 여전히 거셌다. 홍준표 전여옥 의원은 이날도 '강 대표 사퇴'를 해결책으로 거듭 주장했으며, 소장파 남경필 의원역시 "해법은 물러나는 것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남 의원은 "강 대표의 쇄신안으로는 지도력을 회복할 수준이 못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