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4·25재보궐 선거의 공식선거전이 시작됐다. 당 지지율을 반영하듯 한나라당은 전체 55곳의 선거구 중 50곳에 후보를 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14군데서만 후보를 냈다. 당 지지율을 놓고 보면 이번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선거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총선 이후 연승을 달려오던 한나라당도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선 전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이기 때문이다. 각 정당도 이번 선거가 대선을 예측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크고 작은 각종 선거에서 이기고도 정작 대선에서 패배한 쓰라린 기억을 가진 한나라당은 대선 전 마지막 선거인 4·25에서 이겨 확실한 승기를 잡길 원한다.

    그러나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한나라당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대전 서을 지역구다. '중원을 잡아야 대선에 승리한다'는 정치권의 정설이 있는 만큼 한나라당은 어느 곳 보다 이곳에 관심을 쏟고 있다. 당 지지율은 월등히 높지만 열린당이 전략적으로 이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으며 선거구도가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짜여진 상황이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대결을 펼친다. 그러나 실제 선거구도는 '한나라당 vs 범여권'구도가 형성되면서 한나라당으로선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중당은 민주당과 열린당 탈당세력인 통합신당모임과 5월 신당창당을 준비하고 있어 심 후보는 사실상 범여권의 지원사격을 받고있는 셈이다.

    심 후보가 충남도지사를 3번 연임하면서 지역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한나라당으로선 고민이다. 심 후보 역시 인물론을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고공행진을 하는 당 대선후보들의 지원유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5·31지방선거에서 역전드라마를 연출한 박근혜 전 대표는 공식선거 첫날인 이날 지원유세를 위해 대전을 찾았다.

    한나라당은 또 '인물대결'로 짜여진 현 선거구도를 '정당대결'로 바꾸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 선거는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열린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못한 것은 정치공작이요 정치꼼수"라고 비판한 뒤 "국중당으로 출마한 후보는 열린당 얼굴을 덮어쓰고 있다. 한마디로 열린중심당 후보"라고 주장했다. 또 "대전시민들에게는 인물론보다 정권교체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대전 서을 선거에서 보듯 겉으로는 이번 선거가 마치 인물론을 내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열린당이 남의 당 후보를 지지하려고 자당 후보를 사퇴시키는, 책임정당으로 있을 수 없는 행태를 보이는 데서 이 선거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 뒤 "국중당은 결국 열린중심당이며 열린당의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