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위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사석(私席)에서 한국방송협회 강동순 감사가 발언한 내용을 녹취해서 논란을 벌였다니, 요즘 국회의원들의 수준 참으로 하늘만큼 높다 할지, 아니면 땅굴 속만큼 낮다고 할지, 어이가 없고 기가 차다.

    강동순 방송위원(한국방송협회 감사)의 사석(私席) 대화 녹취록에는 호남비하 발언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공개석상이나 또는 공적활동인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원론적으로 사적인 정치적 견해로 받아들였으면 아무 일도 아니었을 것을 열린우리당의 그 똑똑하고 잘난(?)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삼아 침소봉대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 발언 내용 자체만을 문제 삼는다면 정당치는 않다. 그러나 사석(私席)에서 사적(私的)인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녹취록으로 만들어 국회에서 거론했던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의 순수하지 못한 태도는 공작정치에 탐닉하는 구태를 새롭게 재창조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생각해보라, 반(反) 열린우리당적(的) 보수인사라고 해서 사적(私的)인 장소에서 사적인 발언을 일일이 녹음하는 그러한 못된 행동은 도대체 어디서 수입한 불량 제품인가?

    더욱이 국회 문광위에서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녹취록 내용을 열거한 뒤, “방송위원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그런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없다. 한나라당을 위해 방송위 활동을 하는 것이냐”고 칼날 선 비판을 가했다고 한다.

    우상호 의원은 또 “특정 정당 대선주자의 최측근을 만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유리한 지를 조언한 내용은 경악할 만하다”고 주장하면서 강동순 방송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는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지병문 의원은 녹취록에 담겨져 있는 ‘호남비하’ 발언에 대해서 언급하고 “호남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영남 사람들은 사석(私席)에서 호남 사람들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대화 속에서 할 수 있을 것이고, 호남 사람들은 사석(私席)에서 영남 사람들에 대해 정치적 견해를 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할 수 있다. 또 사석(私席)에서는 자기지역이나 여타지역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컨대 충청도 정치인 누구누구는 어떻다던가, 호남 정치인 누구누구는 어떻다던가, 영남 정치인 누구누구는 어떻다던가, 경기도 정치인 누구누구는 어떻다던가 하는 식으로 자기가 지닌 지역에 대한 편견이나, 정치적 견해를 사석(私席)에서 끼리끼리 이야기 한다고 무엇이 문제될 것이 있나? 대한민국이 사석(私席)에서 녹음이 무서워 말도 못하는 ‘철의 장막’인가?

    이런 사석(私席) 대화를 녹음까지 해대는 인간들의 치사한 심성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타인들의 사석(私席) 대화 내용까지 녹취하여 국회 문광위에서 거론하는 일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의 사고방식이 과연 정상인의 사고방식인가를 한번쯤 반문하고 싶다.

    방송위원이라는 공식적인 직함을 가지고, 방송위원이라는 자격으로서 발언을 했다면 그것은 당연히 사회적 및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연인 자격의 사적인 사석(私席) 대화를 놓고 녹음까지 하여 녹취록을 뒤적거리며 보수 색채가 강한 강동순 방송위원을 사퇴하라고 윽박지른다는 것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니겠는가. 이것은 분명히 정치적 탄압의 전형적인 공작 모형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우상호, 지병문 의원은 공작정치 시대로 회귀하고 싶은 것인가?

    KBS 인사 중에서 KBS를 위하여 그리고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위하여 가장 바른 소리, 쓴소리를 했던 강동순 방송위원의 사석(私席) 발언을 교활하게 녹취하여 이를 악용(惡用), 강동순 방송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치적 탄압을 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지병문 국회의원의 한심한 사고방식을 우리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치사한 인간들이 정치판에서 까불어 대고 있는 한, 우리 국민들은 점점 어두움에 빠져들어 갈 수밖에 없지 않는가? 사석(私席) 대화를 녹음이나 해대고, 그것을 녹취하여 국회 발언의 중심과제로 삼는 유치한 인간들이 정치판에서 날뛰는 한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할 것 같다.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이면 다 국회의원이냐? 국회의원이 국회의원다워야 진짜 국회의원이지!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