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성진이 이재오 감싸기에 나선 모양이다. 이재오가 이명박 캠프의 중심에서 이명박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나라당 내외에 알려지면서, 이재오의 이러한 캠프 관련 행위가 매우 적절치 못하다는 여론이 비등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강재섭 대표는 “당직자는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것이며,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일하려면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강 대표의 이 선언은 고육지책으로 당(黨)을 살리기 위하여 나온 조치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강 대표의 ‘특정후보 캠프에서 일하려면 당직을 사퇴하라’는 당대표 지시를 정면으로 반항하며 도전한 자가 바로 공성진이다. 공성진은 이미 이명박 캠프에서 외교안보참모로 맹활약중인 사람으로 알려졌다. 공성진 왈, “경선중립은 직무유기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또 한 번 이명박과 이재오에 대한 충성심을 강하게 내비치고야 말았다. 역시 공성진다운 경량급의 표현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당지도부인 최고위원이 특정 캠프의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당인(黨人)으로서 기본을 벗어난 것이며, 이러한 당지도부 최고위원이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한 활동을 공개 또는 비공개리에 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그것이 사실로서 밝혀졌을 때 그 당(黨)은 엄청난 분열의 회오리에 휩싸이게 될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강재섭 한나라당 당대표는 이러한 당(黨)의 분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응급처방을 선포한 것이다. 즉 당직자는 경선 중립을 취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에 반발하여 당대표의 지시에 반항하는 듯 한 말을 자기의 홈페이지에 밝힌 사람이 바로 공성진이다. 튀고 싶고, 과잉 충성심도 돋보이게 하고 싶고, 히트도 치고 싶은 사람 눈에 당대표의 지시가 가슴에 와 닫겠는가?

    내가 지지하는 주군이 대통령이 될 텐데, 당대표쯤이야 하는 생각을 지닌 사람이 아니고서는 당대표의 구당(救黨)적 응급선언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당인(黨人)이 누가 있겠는가?

    공성진은 그의 글 중에서 “시장(대선)에서 소비자(국민)가 가장 선호할 제품(후보)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여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소비자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바로 제품에 대한 검증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제품이 어떠한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제품이 어떠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또 어떤 제품이 땅에 떨어지면 깨지기 쉬우며, 외부의 힘이 가해지면 한방에 날아가기 쉬운 제품인지를 소비자 앞에 내놓기 전에 미리 제품에 대한 세세한 검색을 하고 난 후 합격된 제품을 가지고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예컨대 자동차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충돌 테스트를 미리하지 않는가? 그런 뒤에 충돌 테스트에 합격한 제품만을 ‘강한 자동차’라고 순위를 매기고, 이미 충돌테스트를 거친 실험 성적을 소비자 앞에 내놓고 시장에서 판매 활동을 하지 않는가?

    대선예비후보도 마찬가지다. “시장(대선)에서 소비자(국민)가 가장 선호할 제품(후보)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여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한 공성진의 말을 뒤집어보면 바로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 한방에 안 날아갈 수 있고, 제품의 내용성이 강하며, 유용한 제품인가를 알게 하기 위하여 제품에 대한 검증이나 가상 실험성적을 소비자에게 내보여야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도(商道)라는 말이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빨리 예비후보에 대한 치열한 검증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이명박 측에서는 검증을 기피하는 인상을 주고 있을까? 소비자가 가장 선호할 제품의 진위(眞僞)를 측정하고, 검사를 거쳐 시장에 내놓아야함에도 불구하고, 공성진은 추상적으로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 무조건 시장에 내놓으면 되지 않느냐 라는 막무가내식의 세일즈맨십을 발휘하려고 한다.

    소비자가 바보인가?
    소비자가 제 돈을 가지고 막상 물건을 살 바로 그 시점에는 그 제품을 앞에서도 보고, 뒤에서도 보고, 옆에서도 보며 그 물건을 사용해본 다른 소비자들에게 그 제품사용결과에 대해서 물어보고 알아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렇다! ‘시장(대선)에서 소비자(국민)가 가장 선호할 제품(후보)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여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는 공성진의 말에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세일즈맨십이 숨어 있다. 양식 있는 기업인은 좋은 재료와 좋은 기술을 투입하여 정직하고 성실하게 만든 제품만을 검증과 실험성적을 도출하여 소비자에게 내보이는 것이 통상 예이다. 좋은 재료와 좋은 기술을 투입했는지 안했는지를 검사하는 것이 바로 검증이다. 따라서 얼렁뚱땅 식으로 제품을 팔려는 얍삽한 상술로서 소비자인 국민을 현혹시켜 얼른 물건을 팔아버리려는 그 마음보는 바로 도둑 마음보와 진배가 없다. 옛날 길거리에서 풍악을 울리며 감언이설로 구경꾼들을 현혹시켜 약을 팔고, 훌러덩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거리의 약장사들이 생각난다.

    성실한 기업은 제품 제조과정에서부터 판매과정에 이르기까지 해당 제품에 대한 고도의 정밀 검증을 통하여 우수한 실험성적을 낸 제품을 소비자에게 내보이고 판매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대통령을 선택하는데, 해당 캠프에서 대통령 예비후보를 검증하지 않거나, 검증을 회피한다는 모습을 행여 보인다면, 이는 소비자인 국민을 속이겠다는 내용성이 숨어있다는 오해를 분명히 받을 수 있다. 지금 당장 소비자가 선호하니 냅다 시장에 물건을 빨리 내놔 빨리 팔아보자 라는 식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잘못된 상술이다.

    소비자(국민)가 가장 선호할 제품(후보)이 무엇인지를 실체 파악하기 위해서, 박근혜 캠프가 예비후보검증을 하자고 이명박 캠프에 제안한 내용성을 이명박 캠프는 100%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성진은 또 줄서기에 대한 당위성을 공성진의 글 속에서 표출하고 있다.
    공성진이 표현하길 ‘줄 한번 잘못 선 탓에 너무도 비싼 대가를 치루고 말았다’라는 말은 공성진 스스로가 이제는 확실한데 줄을 섰다는 자신감을 은연중에 표현하는 뜻이 내포된 것이 아닌가? 공성진은 아마도 그래서 줄을 확실히 서야 된다는 뜻인 것 같은데, 그것이 그렇지가 않다. 아예 줄 세우지 않는 관행과 전통을 수립하고 확립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집권에 매우 유익한 사실이라는 것을 나중에 공성진은 알게 될 것이다.

    지금 한나라당에서는 박·이 캠프에 줄서지 않고, 의연하게 의원직을 수행하는 의원들의 면면이 있다. 그들은 내면에 자신감 있는 의회활동을 하고 있는 당당한 의회주의자들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을 줄 서기한 공성진은 머지않아 아름답고 대단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결국 검증을 하지 말고, 소비자가 막연하게 좋아할 것 같은 제품을 골라 팔아버리겠다는 공성진의 판매 전략이나, 대통령이 확실히 될 사람에게 줄을 잘 서야 한다는 의미를 표현한 공성진의 말은, 한마디로 대 착각 중에 큰 착각임을 지적해주고 싶다.

    공성진 의원이 자기가 속해 있는 당대표의 구당(救黨)선언에 대해 글로써 반항하거나, 저항하는 지금의 모습은 조직인으로서의 올바른 태도가 결코 아니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