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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연락원들이 오가고 있다"
대통합신당 추진 상황을 묻는 질문에 범여권의 한 핵심 의원이 한 말이다. 열린우리당의 다른 관계자들도 “물밑 접촉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런 말만 되풀이하기를 벌써 한달째다. 이런 상황에서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추진의 또 다른 대상이었던 민주당은 박상천 전 법무부 장관을 새 대표로 선출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범여권 내부의 의견차이는 깊어만가고 있다. 최근 범여권 내부에서는 대통합신당 추진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민주당의 새 대표로 박 전 법무부 장관이 선출된데 대해 범여권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박 대표가 경선과정 내내 열린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일축하며 민주당 중심의 대통합론을 주창해 왔기 때문인데, 당장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추진 기류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대통합에 부정적인 당 원외인사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제3지대 통합론을 강조해온 당내 현직 의원들과의 갈등도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범여권의 한 의원은 “박 대표는 리더십 스타일 등에서 당 장악능력을 갖췄다고 본다”면서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박 대표가 새 지도부를 정비를 완료하는 오는 10일쯤 대통합신당과 관련한 논의나 제안 등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민주당 새 대표로 누가 되든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추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박 대표의 새 대표 선출에 대한 우려감을 애써 부인했다. 내심 당내 갈등이 현역 의원들의 이탈을 가져와 통합신당 추진의 특별한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범여권 내부 대다수는 대통합신당 추진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박 대표가 지난 2003년 민주당 분당 사태 당시 ‘민주당 정통모임’을 이끌면서 열린당의 창당 주역들과 대치전선을 형성한 바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변되는 동교동계와 무관한 비주류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교집합 부분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독자적인 강한 '민주당 만들기'에 역점을 두고 나설 경우 범여권의 통합신당 논의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미 FTA를 둘러싼 범여권 내부의 의견차가 깊어지고 있는 점도 대통합신당 추진에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범여권 내부의 유력 대선주자들간에도 한미 FTA에 대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당장 범여권이 일차적 통합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정치권 외부의 시민사회세력은 강한 반대 입장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연대의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또한 대선 정국을 앞두고 범여권의 각 유력 대선주자 진영이 한미 FTA 문제를 최대 이슈로 판단하고 있고 특히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추진의 연대 대상으로 거론되는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에선 '한미 FTA를 대선과 연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견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단 범여권의 대통합신당 추진의 성공 여부를 놓고 회의론이 일고 있는 모습인데, 이와 맞물려 대통합신당 추진에 회의는 일부 세력들의 열린당 이탈 가능성도 예상되면서 범여권의 질서있는 대통합신당 추진은 일단 '물건너 간'(?) 모양새다.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계를 중심으로 탈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