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당의 분열을 막고 2007대선에 대비하여 원만한 경선을 치루기 위한 특단의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즉, 강 대표는 “당직자가 (대선 예비후보) 캠프의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당직을 깨끗하게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이 주 내용이다. 강 대표의 이번 조치는 지극히 타당하고 합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강 대표의 고언은 당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리더십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확전일로에 있는 박근혜·이명박 양진영의 갈등을 봉합하고, 원만한 경선을 위해서는 당직자가 양진영의 캠프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강 대표의 판단이다. 정상적인 당인이라면 누구나 쌍수를 들어 강 대표의 천명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이재오 최고위원은 만천하가 다 알듯이 이명박 캠프의 야전사령관 격 역할을 한지가 이미 오래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당의 최고위원이 특정주자의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당의 분열을 촉진시키는 특급 도화선이 된다는 사실을 어린 삼척동자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는 일이다.

    강 대표는 경선 룰에 대해서도 항상 공정한 중재자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사사건건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강 대표를 비판하고, 흠집 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아름답지 못한 인상을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도 또한 사실이다.

    당 대표 경선 시, 강 대표의 라이벌이었던 이재오 최고위원은 대표 경선에 실패한 후 깨끗이 승복하지 못하고 한 달 이상을 당무에 복귀하지 않았을 정도로 격정적인 반감을 강 대표에 대해 표현해 왔고, 또 감정적인 반감을 강 대표에게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널리 심어주었던 것도 사실이 아닌가.

    유승민 의원은 지난 3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원협의회장들과 시의원, 구의원들을 접촉하거나 아니면 작년에 지방선거에서 낙천 낙선한 분들,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분들을 포섭하는 일이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한 게 당 안에서 공공연하게 다 알려져 있다. 이제와 그런 것을 부인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 캠프를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골적으로 일해 왔고, 그건 당 안에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폐일언하고 이재오 의원은 최고위원과 이명박 캠프 역할에 양다리를 걸치지 말고, 깨끗하게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함으로서 명예롭게 이명박 전 시장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 이재오 최고위원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한 정당의 최고지도부 일원이 특정 예비후보자의 캠프에서 야전사령관 격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대한민국 어느 누구한테 물어보아도 합당하지 못한 일이라는 답을 얻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정당의 최고위원이 특정 대선 예비후보의 ‘가디언’ 역할을 하고 있는 정당은 최소한 대한민국에는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 말고는 없었음을 알아야 한다.

    사사건건 당 대표에게 시비를 걸고 한 정당의 당원(黨員)으로서 항명을 밥 먹듯이 하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 기회에 정당조직의 특성에 대한 심층적인 공부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정치인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특히 정당 속에서 ‘조직과 나’에 대한 성찰과 정당인으로서 자기가 속한 조직을 발전시키는데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사려 깊은 모색이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 본다.

    이재오 의원의 한나라당 최고위원직 사퇴는 빠르면 빠를수록 이명박 전 시장과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유형무형으로 유익할 것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