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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4일 사설 'DJ차남 김홍업씨 민주당 공천장 반납해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민주당이 23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차남인 홍업씨에게 4·25 국회의원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 후보 공천장을 수여했다. DJ의 영향력이 모든 것을 말하는 호남 지역, 그것도 DJ의 고향에 그의 아들을 공천함으로써 지역 기반을 더 다지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속셈일 것임은 추론 축에 들지도 못한다. 민주당이 공당이라기보다는 스스로 ‘DJ 사당’임을 자처하다시피 한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김홍업씨가 공천장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한편의 잘 짜인 연극과 같다. 15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더니 21일 민주당은 공천을 신청하지도 않은 그를 위해 “DJ와 민주당은 혈연”이라며 ‘전략 공천’을 결정했다. 그가 못이기는 척 수용해 입당원서를 쓴 것도 그날 일이다. 이권청탁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 1년6개월을 산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아버지의 고향에서 출마하는 데 따른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주거니 받거니 해온 ‘1주일 쇼’였다.
우리는 DJ가 아들의 출마를 만류했어야 옳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러긴커녕 사실상 출마를 지원했다. 21일 민주당의 전략공천 결정이 나온 뒤 측근을 통해 “김홍업씨 출마로 인해 국민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 미안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은 그가 앞으로 (보선에서) 심판을 받아 지역과 국가를 위해 좋은 봉사를 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출마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고 그 예봉을 돌리기 위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형식을 빌리면서 민주당 출마를 기정사실화했으니 가위 복화술(腹話術)이다. 우리는 그같은 언변까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금도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의 구태 정치가 여전히 용납돼선 안된다. 지역 유권자의 심판을 말하기 전에 출마 자체가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주의 우롱이다. 공천장을 반납하는 것이 과오를 더 키우지 않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