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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자 사설 '다시 강성 노조위원장을 뽑은 현대차'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현대자동차 새 노조위원장에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 당선됐다. 중도온건 후보를 물리친 그는 당선 직후 "국가 경제와 회사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임단협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강성 투쟁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그의 공약에는 상여금 100% 인상, 정년 2년 연장 등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한 뒤 올해 첫 협상을 하는 만큼 사측과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도 다분하다.현대차 노조의 파행은 말하기에도 지쳤다. 1987년 이후 파업일수가 무려 351일에 달한다. 꼬박 1년을 파업으로 논 셈이다. 회사 사정이 안 좋다는데도 연초부터 '내 몫은 양보 못한다'며 빨간 띠를 두른 노조다. 20년간 파업 피해액은 10조8512억원으로 현대차를 산 국민과 7300여 개 협력업체에 전가됐다.
회사의 경쟁력도 뚝 떨어졌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현대차 인건비를 100으로 할 때 도요타는 76, 혼다는 88이다.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도요타는 22시간, 현대차는 30시간 걸린다고 한다. 도요타는 지난해 20조원의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도 기본급을 월 8000원만 인상했다. 노사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이다. 노사분규는 아예 상상도 못한다. 부러움을 넘어 시샘이 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일본 업체는 견제 수위를 높이고, 중국 등 후발업체는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고 우려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첫걸음은 경영진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노조에 대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모습으로는 현대차도, 한국 경제도 희망이 없다. 신임 위원장과 노조도 회사가 있어야 일자리도 있다는 점을 가슴에 새기기 바란다. 노조가 변하지 않으면 미국 자동차 3사의 7만5000명 노조원처럼 해고통지서를 받게 될 것이다. 다 망하고 나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