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돌연 산사에 들어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움직임에 한나라당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가 경선불참을 결정할 경우 당내에는 적잖은 파장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손 전 지사가 불참하면 당으로서는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경선룰' 결정을 앞둔 당 지도부는 고민에 빠졌다. 손 전 지사가 불참할 경우 지금껏 진행해 온 경선룰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자칫 경선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손 전 지사의 칩거가 알려진 뒤 열린 1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당의 이런 분위기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당은 나무고 국민은 나무가 뿌리를 내린 대지다. 대선 승리라는 열매를 맺으려면 나무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뿌리를 갖고 있어야 하고 후보는 가지처럼 나무에 붙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 단순한 법칙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자만은 시작되고 그런 자만이야말로 패망의 길"이라고 경고했다. 손 전 지사를 두고 한 발언이다. 그는 "두번씩 대선에 패배해 석고대죄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런 자만을 허용할 여유도 여지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곧바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불만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최근 일부 경선과열 현상으로 '세몰이' '줄세우기'등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당내외에서 들린다"며 "심지어 사설 위원장을 사칭하고 다닌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현상은 당 분열의 불씨가 되고 자만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보기획본부장인 심재철 의원은 손 전 지사를 직접 거명한 뒤 "손 전 지사가 산사로 갔다는 보도가 있는데 결코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관측이 나오지만 탈당은 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경선불참 여부를 고민하는 손 전 지사를 압박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불참하면 '승산이 안보이니까 이런 저런 구실을 만들려고 하는구나'하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손 전 지사)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기에 (손 전 지사가)끝까지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산사에서 그런 결론을 내리고 하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