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만여명이 참석한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13일 출판기념회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을 위축시킬 만한 규모였다는 것이 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다. 한 재선의원은 14일 "이 전 시장이 대세 굳히기에 들어갔어"라고 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소속의원(127명)의 절반가량인 62명이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세 경쟁에서 이명박이 박근혜를 앞섰다'는 평도 내놓고 있다. 경선을 위한 세경쟁에서 일단 이 전 시장이 우위를 점했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의 행사에 참석하는 의원 숫자가 점차 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 행사에 참석하는 의원 숫자는 줄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표의 행사에 가장 많은 의원이 참석한 경우는 지난 1월 3일 여의도 사무실 오픈식을 겸한 신년하례회로 당시 46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이후 1월 24일 열린 열차페리 토론회에는 31명의 의원이, 이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 전날인 12일 열린 대처리즘 토론회에는 37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반면 이 전 시장의 경우 2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운하 토론회에는 의원 52명이 참석했고 이번 출판기념회에 62명이 참석하며 숫자가 증가했다. 최근 두 후보 모두 경선을 겨냥한 치열한 '당심'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잇따라 열린 두 후보의 행사에 참여한 의원규모는 후보진영에 민감할 수 있다.

    다소 위축돼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박 전 대표 진영의 반응은 오히려 자신감을 얻은 분위기다. 캠프 내에서는 "어제 출판기념회가 이 전 시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반응도 보였다. 박 전 대표 진영은 2만여명의 참석인원 다수가 자발적 참여가 아닌 지역에서 동원된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80대의 버스로 동원하는 어제 행사 모습을 보고 국민은 이 전 시장에게서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 과거의 구태정치를 떠올렸을 것"이라고 비평했다.

    이런 이 전 시장과 달리 박 전 대표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대중성을 갖고 있다는 게 박 전 대표 진영의 주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만약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밀린다는 소문이 돌면 동원된 지지자들이 아닌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박 전 대표 진영은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나란히 입장하고 행사내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방송과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된 것은 이 전 시장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캠프관계자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대선후보가 행사내내 YS와 함께 웃고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이 어떤 생각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구시대적인 정치 모습을 국민에게 보였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