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3일 사설 <이 전 총리 입은 '사견 발표용'인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대통령 정무특보인 이해찬 전 총리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뒤 “우리측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이 공동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의견을 개진하려고 하는데 북측도 이런 노력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 초기 이행계획이 끝나는 4월 중순 이후 진행과정을 봐 가면서 판단하자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주체는 강원도 평창이다. 그런데 이 전 총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추진위원회와 한마디 사전 상의도 없이 북측에 공동개최를 제안했다. 추진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추진위는 ‘모든 경기장이 30분 거리 내에 있다’는 점을 내세워 유치활동을 펼쳐 왔다. IOC는 지난 2월 14~17일 평창 시설에 대한 실사작업을 모두 마쳤다. 오는 7월 4일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 개최지 최종 결정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이 전 총리가 “우리측은 공동개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니 ‘우리측’은 도대체 누구를 가리키는가.

    이 전 총리가 무슨 자격으로 “남북정상회담은 4월 이후 판단하자”는 뜻을 북에 전달했는지도 궁금하다. 이 전 총리는 방북 전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장 자격으로 초청받아 개인 일을 보러 간다”고 했다. 열린우리당은 이제 여당도 아니다. 동북아위원회는 평소 위원장만 있고 위원도 없는 조직이다. 이 전 총리는 이번 방북을 “당과 관련 없이 추진해 왔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 전 총리는 대통령 특사가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전 총리가 정상회담과 동계올림픽 공동 개최문제에 대한 사견을 ‘정부’ 또는 ‘동계올림픽 추진위원회 견해’로 포장해서 북측에 전달했다는 말밖에 안 된다. 국가 대사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나라는 세상 천지에 대한민국 말고는 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