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명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경선불참을 시사한 이후, 손 전 지사측 지지자들의 탈당논쟁이 인터넷공간을 통해 거세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벌써 신당이름을 제안하는 등 섣부른 움직임까지 나타냈다.

    손 전 지사의 홈페이지에는 손 전 지사의 독자신당 창당을 권고하는 측과 당 잔류를 통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측으로 나뉘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당 지도부와 대선예비후보간 조찬이 있은 25일 손 전 지사가 "특정후보를 위한 들러리 세우는 룰에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며 자리를 떠 당 경선에 불참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내비치면서 이같은 논쟁은 더욱 활발해졌다.

    탈당지지 "더 늦기 전에 승부수 던져라…범여권후보되면 이인제와 다른 상황"
    경선지지 "국민정서는 배신 용납안해…이인제보다 더 우습게 될 것"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과 독자출마를 지지하는 측은 손 전 지사에게 '국민후보, 시민후보'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들의 현실적인 주장 근거는 현재 구도에서 손 전 지사가 당 경선을 승리로 이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이들은 잠재적 여권지지층을 손 전 지사가 독자세력화 이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디가 'lohas1'인 네티즌은 "한나라당을 떠나는 것이 손 전 지사의 활동범위를 최대한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승부수를 던져라"고 권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한나라당내 검증이나 집안싸움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며 "20대부터 50대 초반까지를 대상으로 독자적인 행보를 할 때 손 전 지사에게 대권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탐정큐'는 "손 전 지사가 범여권에 오면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뒤를 이은 범여권후보가 될 수 있다"며 "과거 이회창 김대중 후보 사이에 끼여있던 이인제 후보와는 상황이 다르며, '이인제 꼴난다'는 말은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탈당시 100% 당선"이라고 강조했으며, 다른 일부 성급한 지지자들은 '국민대한당' '고구려당' '선진한국당' '중도우파연합당' '배달겨례당' 등 신당명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손 전 지사의 잔류를 요구하는 지지자들은 당내 경선을 통해 정면승부를 펼치는 것이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탈당과 독자출마는 곧 97년 당시 이인제 후보와 같이 정치적 역풍을 맞게 될 것이며, 지금까지 지켜온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궁극적으로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세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네티즌 '달스'는 "지금 탈당한다면 이인제 꼴보다 더 우습게 될 것"이라며 "탈당해 다른 사람들과 합쳐 대권을 잡는다고 해도 국민들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또 '책사'는 "국민정서는 탈당, 경선불복, 배신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만약 손 전 지사가 탈당을 감행해 여권 후보가 된다면 (여권 인사로부터) 이용만 당하고 헌신짝 처럼 버려져 결국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이인제는 2002년 대권을 잡을 수 있었지만, 97년 선택으로 기회를 놓쳤다"며 "좌파, 좌파언론의 부채질에 넘어가지말라"고 말했다.

    정문헌 "탈당은 구태우리가 먼저 당을 뛰어나가거나 깨는 일 없다"
    "경선논란, 거치문제와 연결안해" 여권출마설 선긋기

    한편 손 전 지사측 대리인으로 국민승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정문헌 의원은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당을 옮기고 탈당하는 부분은 구태"라며 "우리가 먼저 당을 뛰어나가거나 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정 의원은 "현안대로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경선에 참여할 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 문제는 탈당이나 당을 옮기는 거취문제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한나라당 탈당이나 여권후보 출마설과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