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롭지 않은 사실, 이미 법적판결이 끝난 사안을 검증하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모욕감이 들었다" "황당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였던 정인봉 변호사는 지난 15일 자신이 갖고 있는 '이명박 X-파일'을 당 경선준비위원회에 제출한 뒤 2시간 여만에 이같은 비난을 받았다.

    박 전 대표 진영으로부터는 "처음부터 정 변호사가 얘기하는게 미덥지 않았다"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자신의 파일 공개가 옳은 행동이었다고 반격했다. 정 변호사는 20일 당 윤리위원회 참석 직전 일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쩔 수 없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밀릴 것이란 판단을 했고 그래서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이미 알려진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을 검증대상에 올린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분, 공직자로서의 과거 불법행위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시장 측이 '박 전 대표 배후설'의혹을 제기하는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며 "김씨가 책을 쓰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전 시장이 김씨에게)돈을 주고 위증했다는 부분은 나도 듣고 놀랐다"고 밝혔다.

    추가 검증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윤리위에 소환된 상황에서 지금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정 변호사는 또 최근 자신을 두고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서도 "요즘 나는'돌출분자' '우주미아' '통제불능'등의 소리를 듣고 있다"며 "나도 원만한 사람인데… 학교 다니면서 지각한번 안한 개근생이었는데..."라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한편 윤리위원회는 이날 계획했던 정 변호사에 대한 징계여부를 23일로 미뤘다. 인명진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정 변호사가 잘못했다는 뜻을 분명히 윤리위에 밝혔고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23일 오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정 변호사가 출당결정만 아니면 무엇이든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징계목적도 당의 화합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해 가장 강도높은 조치인 출당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회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처음엔 정 변호사가 '뭘 잘못한게 있느냐'고 말하면 어떻게 할까 걱정했는데 기대이상으로 사과를 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며 "23일 아주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