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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내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이 일단 모임을 존속시키기로 했다. 최근 모임 소속 의원들이 대거 특정 대선주자 캠프로 이동하면서 수요모임은 사실상 모임을 유지할 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모임 소속 의원들은 '모임존속의 명분이 없다'며 모임 해체에 무게를 실었었다. 그러나 이들은 7일 오전 회의에서 '모임존속'을 택했다.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발전적 해체와 유지 두 가지 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해체모다 유지가 좋겠다는 의견을 내 모임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전체 20명 의원 중 60~70%가량이 유지쪽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11명의 의원들도 유지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모임해체 의견이 많았다. 대다수가 특정 대선주자에게 줄을 선 만큼 모임을 유지할 명분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임존속을 택했다. 남 의원도 "지난주에는 해체 분위기였는데 기류가 바뀌었다"고 말했다.이 같은 결정에 대해 남 의원은 "최근 당의 정체성 논란이 영향을 미친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수요모임의 역할이 있고 수요모임마저도 그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지나친 색깔논쟁과 이념적 우경화에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며 모임 존속의 명분도 제시했다. 남 의원은 "경선 이후 역할이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당의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 다시 뭉쳐 당에서 일정한 지분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공중분해 할 경우 대선 이후 '개혁세력'이란 명분 아래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결국 대선이 끝난 뒤 몸담을 울타리를 만들어 놓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내세운 명분은 '당의 이념적 균형을 잡을 세력이 필요하고 그 세력이 지금의 수요모임'이란 것.
이들은 논란이 된 '정체성' 문제 짚어나가겠다고 한다. 남 의원은 '정체성'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연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주 쯤 성명서 등을 통한 입장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미 특정 대선주자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높다. 정체성 논란은 이미 각 후보간 대립으로 확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모임 소속 의원들이 특정후보 캠프에 합류해 정파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남 의원은 "(후보별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에 대해선) 못하겠죠"라고 답했다. 후보간 충돌하지 않을 부분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문제가 후보들간 싸움으로 번질텐데 뭘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슨 명분으로 모임을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