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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던 고건 전 국무총리의 불출마선언 이후 한나라당 유력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호남지역에서도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하며 42%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고 전 총리 불출마선언을 전후한 대선지형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7.7%포인트 상승한 52.6%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근혜 전 대표(3.7%포인트 상승), 손학규 전 경기지사(2.8%포인트 상승),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2.7%포인트 상승) 보다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KSOI는 지난해 12월 27일 조사결과와 지난 23일 조사한 차기대선주자 적합도 결과를 비교분석해 31일 발표했다.
23일 조사한 지지율 단순순위에서는 이 전 시장에 이어 박 전 대표가 24.3%로 2위를 유지했으며, 손 전 지사(4.5%), 정 전 의장(4.2%)이 뒤를 이었다. KSOI는 "고 전 총리의 지지층은 특정후보에게 그대로 옮겨지지 않고 지지도추이에 따라 상위권 후보들에게 나뉘어 흡수됐다"며 "상대적으로 현재 지지도 수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이 최대의 수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11.2%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또 여권주자 가운데서는 정 전 의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지지율 변화를 나타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의 상승폭을 볼 때 고 전 총리의 불출마선언이 오히려 한나라당 예비주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KSOI는 "첫째 고 전 총리의 지지층이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였고, 둘째 여전히 범여권의 유력주자가 부각되지 않은 상황 때문"으로 분석했으며, "결국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이 현재로서는 한나라당 유력주자들의 강세라는 전체 대선구도의 흐름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의 이 전 시장의 꾸준한 상승세도 주목됐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조사와 비교할 때 지난 16일, 그리고 이후인 23일 조사에서 각각 6%포인트, 9%포인트 가량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반면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이 있은 16일조사에서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무려 23%포인트가 올랐던 박 전 대표의 경우에는 23일 조사에서는 다시 13.5%에 그쳐 대폭 하락하는 '널뛰기 현상'을 보였다. 또 손 전 지사(0.0%->1.2%->6.9%)의 오름세도 눈에 띄었다. 각 예비후보의 지지율 변화는 <표>와 같다.
여권의 텃밭으로 분류되며 상대적으로 고 전 총리의 지지도가 높았던 호남지역에서 나타난 이같은 결과에 대해 KSOI는 "여권지지층은 더욱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KSOI는 또 "여권신당에의 참여여부를 놓고 주목을 끌고 있는 손 전 지사의 상승흐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