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들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여러 자리에서 유독 '1년만…'을 강조한다.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 전 시장은 당 내부에는 '화합'을, 국민에게는 '희망'을 키워드로 "1년만 견디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8일부터 '경제살리기' '국가경영자론'을 역설하며 지방 민생탐사를 재개했다.

    이 전 시장의 '1년만…' 화법은  지난 11일 서울시당 신년교례회에서 처음 나왔다. 이 전 시장은 당원들을 향해 정권교체를 역설하며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을 믿는다. 앞으로 1년만 더 몸을 던져달라"면서 "힘을 합쳐 정권을 가져오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19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미래사회국민포럼 세미나에서 당에 존재하는 여러 갈등해소 방안을 묻는 질문을 받고 "금년 1년만은 당에 어떤 갈등이 있더라도 12월 19일까지는 화합하고 단결해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며 "정권교체를 해놓고 따질 것이 있으면 따져야한다"고 답했다. 그는 "중요한 일이 있는데 자기 이익을 따질 수는 없다"고도 했다.

    '1년간의 단합'을 당에 강조한 이유는 당내 경선후보끼리의 경쟁이 과열될 경우 자칫 감정상의 대립으로 인한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거듭 후보검증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 전 시장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로 뜻을 모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이 전 시장측은 후보검증논란이 있기 전인 지난해말부터 박 전 대표와의 경쟁이 과열될 경우를 우려해왔다. 당시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의 경선구도를 전망하며 "지나친 과열로 네거티브 공방이라도 벌어진다면 양측 진영간 감정의 골이 생길 수밖에 없지않느냐"며 "만약 경선 결과가 미세한 차이로 갈릴 경우 진 쪽에서 흔쾌히 승복하지 못하고 분열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점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리 미래를 예단하는 것이 오만으로 비쳐질 수도 있겠지만, 박빙으로 뜨겁게 경선흥행하고 공정하게 결과에 승복하면 더할 수 없이 좋은 일"이라고 전제했다.

    민생탐사를 재개한 이 전 시장은 각계 국민을 향해 "1년만 버티자"고 강조한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신기술창업센터에서 가진 벤처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소기업, 자영업의 어려운 현실을 동감하며, "1년 후 사람을,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명약이 나올 지 모르지않느냐"면서 "새로운 신기술의 명약이 만들어져도 살아있어야 도움을 줄 수 있으니, 1년간은 버텨달라"고 대권의지를 피력했다. 이 전 시장은 "기업인들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한 말"이라고 했다.

    19일에는 경남 마산에서 모범운전자들과 만나 "1년 후에는 뭔가 확실히 달라진다는 희망을 가져달라"며 "오늘보다 내일이 좋아지는 미래를 열 길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년 후에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고 내년부터는 좋아지겠지라는 자신감을 가져달라"면서 "여러분은 여론을 많이 듣고, 또 만들 수도 있다. 희망이 없다고하면 정말 없어지니 다르게 생각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의 '1년만…'화법에 대해 한 측근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1년만 참고 버텨보자'는 국민여론도 형성돼있다고 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정최우선과제로 경제살리기를 강조한 이 전 시장이 국민에게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도록 하기위한 말"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