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의 개헌홍보가 도를 넘어섰다. 지난 9일 갑작스러운 대통령 긴급특별담화로 전 공중파방송을 장악하더니, 이후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생중계, 청와대 비서관과 참모들이 TV와 라디오에 가리지않고 뛰쳐나와 개헌정국을 만드는 데 '올인'하는 태세다.

    민생파탄으로 신음하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정국혼란과 분열을 꾀하려는 '노무현의 전파공해'가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중파 방송은 노 대통령 마음내키는대로 이용되는 모양새다. 노 대통령은 모든 공중파방송을 통해 수일간 국민의 눈과 귀를 붙잡아놓은 채 자신의 주장을 강변했고 결국 야당으로부터 뉴스 편성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된 실정이다. 매년 정례적으로 열린 대통령 신념담화와 뒤이을 기자회견 중계도 남은 상태다.

    여론의 절대다수가 흔들림없이 '다음 정권에서 개헌논의'를 지지하자, 이번에는 청와대 비서실 전체가 나서 개헌정국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1일 차성수 시민사회비서관의 MBC 100분토론 출연에 이어 12일에는 정태호 정무팀장이 SBS라디오와 MBN에,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은 CBS라디오 방송에 각각 나가 '개헌'을 외쳐댔다. 윤승용 대변인은 "필요하면 비서실장도 방송에 나갈 것"이라며 "출연을 요청하는데 안나가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분간 국민들은 '개사모-개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출연하는 방송에 시달려야할 듯하다.

    한나라당은 "방송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 경쟁장이냐"며 비난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12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공영방송 전파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청와대 참모들의 억지 주장이나 한풀이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며 "부질없이 에너지 낭비하지말고 국정에나 전념해라"고 주문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정략적 발상에서 제기된 개헌 이유를 늘어놓으려고 출연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오기는 전파를 어지럽히는 방송공해에 지나지 않으니 즉각 중단해라"고 촉구했다. 앞서 당 홍보기획본부장 심재철 의원은 11일 방송된 KBS 9시뉴스를 적시하며 "정권연장을 위해 정연주 카드라는 무리수를 둔 것이 이러한 불공정방송으로 다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의 비난도 거세다. 한 포털사이트의 네티즌('hanto73')은 청와대의 '개헌 여론 지피기'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감히 뻔뻔스럽게 여론을 입에 담지말고 그냥 하던 대로 해라"며 "이제 온 국민이 다 노 정권의 꼼수를 읽고 있기 때문에 잔머리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tprtpr306')은 "자기들 입맛대로 공영방송 점령하고 입맛에 맞는 방송만 할 것"이라며 "이래서 방송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 네티즌은 "조만간 공영방송 안보기 운동이 벌어지겠다"며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