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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두 사람은 무려 한 시간 가량 만났다고 한다. '전두환 세배'로 연초부터 구설수에 오른 원 의원은 4일 자신의 세배에 대해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과했다.
"본 뜻은 그게 아니다"고 했고 "독재자로서 민간인 학살의 당사자인 (전 전 대통령에게)면죄부를 주거나 더더욱 찬양할 생각은 전혀없다. 그런 뜻도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상처가 아직도 생생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에 여건이 안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죄송하고 원희룡의 초심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거푸 허리를 숙여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일부 기자들과 만난 원 의원은 전 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 1시간 가량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다만 "공개하기엔 부적절한 부분도 있다"며 대화내용 전체를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원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과정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공개했다.
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난 원 의원은 "상당히 다변이더라"고 했다. 그는 "1시간 가량 대화에서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과정에 대해 얘기했고 이 과정에서 10.26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주역인 김재규 정승화 등의 행태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했다"고 밝혔다. 원 의원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그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영향력이 나에게 오더라"고 했고 "결과적으로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집권을 하다 보니 무리가 있었고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원 의원은 전했다.
원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쿠데타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읽혔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의 집권과정과 통치시절 문제로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투쟁을 했었고 그 문제가 아직도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는 원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반성을 하기보단 역사의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점을 담담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은 "권력의 생리가 얼마나 비정한지를 얘기했다"고 원 의원은 말했다.
그러면서 임기말의 노무현 대통령을 언급했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을 거론하며 "노 대통령 임기가 끝나 가는데 자기에게 정말 충성하는 사람들 외에는 말을 듣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여당도 말을 안듣는데… 국민에게 무엇을 평가받겠다는 욕심을 줄이는 게 필요한데 남은 1년이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원 의원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