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튀는’ 대권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면전에서 그의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맹비난했던 손 전 지사는 3일 노무현 정부에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한편, 이재오 최고위원을 다시 공격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KBS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으면 해라. 거리낄 것 없다. 주저할 것도 없다”며 “남북정상회담을 노무현 대통령이 할테면, 또 북쪽에서 받아만 준다면 평양이 됐든 서울이 됐든 제3국이 됐든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든지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좋다. 오히려 권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당내 부정적인 목소리에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일축한 뒤 오히려 “북한 핵폐기는 되도록 빨리 진행될수록 좋고 남북간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대한민국이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고 주변 국가의 경제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북핵 폐기에 대한 확실하고 확고한 의지와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내용을 갖고 해야 한다”며 “준비 안된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전력 200만톤을 공급하겠다'고 하고는 뒷감당 못하는 것 말고 실제로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콘텐츠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지 표명과 국제 공조를 또 다른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재오 겨냥, "내가 줄 세우기 한다는 말 누가 믿겠나"

    이 최고위원을 향한 칼날도 다시 세웠다. 손 전 지사가 가장 열심히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맞받아친 이 최고위원에게 그는 “내가 줄세우기를 한다는 말을 누가 믿겠느냐”고 어이없어 하며 “다음 공천권은 최고위원회가 가졌지 않느냐. 최고위원회는 공천권이라는 구체적인 권한이 있기 때문에 그 권한으로 줄세우기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고 다시 공격했다. “심약한 초선 의원들”이 공천권에 의해 줄서기를 강요당한다고 주장한 그는 “하지 않으면 되지 뭐 특별한 방안이 있느냐. 그렇게 하려면 아주 옷 벗고 나가서 하든지…”라고도 했다.

    손 전 지사는 또 “대세론은 자칫 잘못하면 눈을 뜨지 못하게 할 수 있고 귀와 입을 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게 대세론의 독약이다”며 40%대의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 전 시장을 견제했다. 그는 ‘이명박 대세론’을 묻는 질문에 “정치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지난 대선에서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어떤 사람이 처음에 1등을 했는데 나중에 어떻게 됐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변화의 폭과 내용을 다시 상기해 보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반국민과 당원 비율을 ‘50 대 50’(일반국민 30% + 여론조사 20% + 대의원 20%+당원 30%)으로 한 현 경선방식의 변경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경선이 가까워 오면 (경선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우리는 조용하게 일찍 치러놓고서 상대방에서는 본격적인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큰 잔치를 치르고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면 손 놓고 앉아서 보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돼서는 안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