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의 ‘고건 때리기’가 먹혀 든 것일까. 자신을 ‘실패한 인사’로 꼽으며 비난을 퍼붓는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차기대권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이 10% 아래로 급락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지난 주 대비 3.9%포인트나 하락한 9.8%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통합신당파 견제를 노리고 선전포고 했던 노 대통령의 전략이 일단 맞아 떨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고 전 총리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원인은 기존 지지층이었던 열린우리당 지지자들과 호남지역의 이탈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 전인 지난 주 실시한 대권선호도 조사와 비교해 열린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17.9%포인트 하락했으며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29.6%포인트, 전북지역은 9.2%포인트가 각각 떨어져 나갔다. 30대에서도 지지율이 9.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14.1%을 기록, 소폭 상승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호남 지역(광주·전남 15.8%포인트, 전북 7.6%포인트 상승)과 대전·충청 지역(11.3%포인트 상승)에서 지지율이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노무현 vs 고건 싸움’은 “단기적으로 고 전 총리가 아닌 노 대통령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고공행진도 계속됐다. 이 전 시장은 지난 주에 비해 4%포인트 상승한 45.6%의 지지율을 얻으며 최고치 기록을 또 갱신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1.3%로 2위 자리를 고수했으며 손학규 전 지사는 3.7%로 고 전 총리에 이어 4위를 지켰다. 이들 다음은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 3.2%, 김근태 열린당 의장 3.0%,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 1.7%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성인남녀 77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