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한자리에서 '동지'로 조우했다.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는 각각 고문과 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6.3동지회 42주년 정기총회에 참석해 즉석 세대결을 펼쳤다. 

    26일 서울 종로구 세검정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6.3동지회 정기총회에는 12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를 비롯해 이 모임 회장인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 안상수 국회법사위원장, 문희 김애실 박찬숙 진수희 의원, 열린우리당 강창일 유인태 의원, 그리고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상현 민주당 고문, 정갑윤 전 의원 등 전현직 정치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2년간의 회장직 연임이 결정됐다.

    양보 끝에 축사에 먼저 나선 이 전 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회원이 모인 것은 특별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우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이 나라의 6.3세대가 힘을 모아 희망을 만들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는 오늘의 어려움보다 내일의 희망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누구 한사람의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동지들이 42년전 그때의 정신으로 힘을 모은다면 이 시대의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가 무엇을 맡는다는 것보다 우리 세대가 희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이 열망하는 희망을 만들기 위해 나를 포함한 개인은 그 앞에 엄숙히 희생할 각오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우리 국민은 꺼져가는 이 시대에 6.3세대에 대한 또다른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강단에 오른 손 전 지사는 이 전 시장에 비해 두배 이상 길게 열변을 토했다. 손 전 지사는 "2007년은 잃어버린 10년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라를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뜨리느냐 아니면 선진강국을 세우고 그 안에서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을 만드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라며 "더 넓은 세계, 지역과 이념을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 통합의 리더십을 구축하기위해 온몸을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 한나라당이 다음에 집권해 우리 대한민국을 선진국, 행복한 나라로 만들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2007년 대선에서 반드시 잡아야한다"며 "이명박 선배와 함께 대한민국을 반드시 바로 세워서 미래로 세계로 나가는 계기를 만들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성원을 당부했다.

    손 전 지사는 또 "얼마 전 5.16은 혁명이고 4.19는 학생운동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역사주장을 경험했다"며 "물론 한두사람의 정제되지못한 필진의 잘못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노무현 정권이 실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역사는 거꾸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용하 서울대 석좌교수는 격려사에서 "내년에 6.3동지회가 한덩어리가 되어 학생 때의 초심을 잃지말고 반드시 나라를 구하고 대한민국을 선진국가 민주국가 문화국가로 도약할 수 있게 단결해야 한다"면서, 이날 참석한 한나라당의 두 대권주자에게 "서로 협조해 밀어주고 양보해 반드시 하나로 통합해서 대한민국 미래를 넓게 열어주기를 소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내빈소개에서 이원범 전 의원은 이 전 시장을 소개하며 "여기 떨리는 분이 한분 있다"며 "전국민의 솟구치는 열망 속에 내일의 이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이명박 전 시장"으로, 손 전 지시에게는 "이 나라 민주화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서민의 아픔을 몸소 지켜나가고 내일을 책임질 손학규 전 지사"라고 각각 치켜세웠다. 이와 달리 사회를 본 오성섭 전 서울지하철공사 이사는 이 전 시장에게는 "6.3동지의 지도자, 이 나라의 지도자"라고 한 반면, 손 전 지사에게는 "전 경기지사"라고만 해 '지지율 1위' 위력을 실감(?)케 했다.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 손 전 지사는 잠시 주위 참석자들에게 인사한 뒤 착석한 반면, 곧이어 들어온 이 전 시장은 "이러면 행사에 방해된다"며 사양했음에도 여기저기 손에 끌려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