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김제동이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모임인 수요모임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예정된 강연을 돌연 취소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제동은 당초 27일부터 국회 헌정기념관과 경기도 용인 한화콘도에서 열리는 수요모임의 '제 3기 대학생아카데미'에서 강연자로 나서기로 약속했지만, '한나라당을 돕는다'는 오해를 받는다는 이유로 갑자기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주최측이 밝혔다. 김제동은 29일 오전 헌정기념관에서 대학생 300명과의 만남이 예정돼있었다.

    김제동의 불참으로 행사를 불과 나흘앞둔 수요모임은 난감한 상태. 특히 과거 방송을 통해 맺은 인연으로 이번 행사에 김제동을 초청한 이 모임 대표 남경필 의원은 22일 다시 설득하기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모임측 관계자는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대학생과의 일상적인 만남을 전제로 한 비정치적 강연인데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 '젊은 표심잡기에 나선 한나라당 행사에 김제동이 앞장선다'는 뉘앙스로 보도가 돼 부담을 준 거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제동의 소속사측에서도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우려한 듯하다"며 "일부 매체에서 마치 명계남이나 신해철처럼 김제동에 대한 시각을 갖게끔 보도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김제동의 측근은 "언론에서 정치색깔을 부여해 김제동이 화가 많이 났다"며 "이미지가 중요한 본인입장에서는 한나라당과 연관있는 것처럼 회자됐기 때문에 행사참여를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모임측을 향해서도 "사전에 얘기도 없이 야당에서 홍보하듯이 (김제동을) 끼워넣었다"며 못마땅해했다.

    이 측근은 또 "시기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시끄러울 때인데 이름있는 유명 연예인이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했다"면서 "일부 매체가 '이때다'했는지 '김제동이 한나라당 강단에 선다'는 식으로 이상하게 보도해 행사에 참여할 수 없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제동은 지난해 국회보 3월호를 통해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과 '정치와 개그의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일까'라는 주제로 대담한 적이 있다. 당시 민 의원은 "김제동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