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회통계 조사결과’를 보면 우울하기 짝이 없다.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한 국가의 자부심은 중산층의 자부심에서 나온다. 중산층이 붕괴되는 것은 국가가 붕괴되는 것과 같다. 누구나 부자되기를 원하지만 부자가 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할 때는 긍지를 가지고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하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의 붕괴가 소위 말하는 민간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김영삼은 군사정권을 무너뜨리자는 구호를 내걸고 대통령이 되었고 자신의 정부를 “문민정부”라고 자랑스럽게 이름을 붙였다. 김대중은 “국민의 정부”라고 하였다. 노무현은 “참여정부”라고 명명하였다. 그러나 이들이 내건 특별한 이름은 그 값을 못하고 있다. 아마 언젠가는 자랑스러운 이름이 아니라 부끄러운 이름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아니, 이미 독선과 오기를 보여주는 이런 작명은 이미 부끄러운 정권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들을 차별하려고 냉혹하게 차버렸던 ‘군사정권’은 오히려 자랑스러운 용어로 바뀌고 있다. 대한민국은 군사정권 아래 성장하였고 중산층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5천년의 가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터전이 마련된 것이다. 버스 토큰에 의존하던 사람들이 버젓이 자가용을 타고 다니게 된 것이다. 이 정도면 미국이나 일본 영화에서나 본 듯한 자가용을 소유한 중류층이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여길 만하였다.

    그런데 이들 소위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그렇게 군사정권을 매도하던 세력이 정권을 잡고서는 경제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얼핏 생각해보면 오만과 지적 허영이 아닌가 한다. 이들은 군인들을 ‘군바리’라고 얕잡아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군의 장교들은 사회의 엘리트를 대표하는 지식계층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또한 군사문화를 매도하면서 자신들은 민주적문화를 갖추고 있다고 자만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문화는 내용을 보면 군사문화보다 더 저질인 무책임한 지적 허영에 지나지 않았다. 괜히 나는 군바리와는 다르다는, 그리고 북괴를 팔아 안보장사나 하는 군바리들과는 달리 포용력있고 문화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련되 지식인이라는 허영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건국과정 자체가 공산당의 집요한 방해를 극복하고서야 가능했던 만큼 군사정권이 들어서게 된 것은 북괴와의 대결이 그 배경에 있었다. 주적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개념을 잡고 북괴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오직 경제발전을 통한 강국건설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북괴에 대해 유화적인 때로는 맹종적인 공산계열 또는 진보계열 정치세력을 탄압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이 처한 특별한 상황에서 공산당이나 친북세력의 탄압은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실은 물태우로 알려진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면서 부터지만, 지적 허영심이 극에 달해 친북세력을 청와대 깊숙이 박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적허영심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김대중 노무현을 거치는 동안 아예 김일성에 충성을 맹세한 반역자들이 정권을 잡게 되었다. 이들은 국가라는 개념도 없고 경제라는 개념도 없으며 심지어 주권의 개념도 없다. 오직 김정일에게 굴종하는 패배주의자 반역집단에 불과하다. 이들이 경제를 망가뜨린 것이다. 김영삼은 IMF를 가져왔고 김대중은 건실한 기업을 팔아넘겼으며 노무현은 아예 민노총의 파업에 힘을 실어주어 기업인의 기업의욕을 꺾은 것이다.

    소위 말하는 민간인 정권들의 최대 약점은 애국심이 없다는 것이다. 북괴가 주적이란 것을 인정하기를 거부한다. 그러면서 사회정의가 마치 가진자로부터 빼앗아 덜가진자에게 분배하는 것인 것처럼 오만하게 굴었다. 그러나 사회정의는 능력있는 사람이 우대받는 사회,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최선의 방법은 경제를 성장시켜 그들에게도 부를 획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부의 선심성 배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여 정정당당하게 소득을 높여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것이 하류층이 가진 꿈이다. 소위 말하는 민간정부는 하류층이 가진 이 꿈을 실현할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정권, 이제 허영심과 헛된 자부심을 버리고 좀 더 진솔한 자세로 국무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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