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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최근 '젊은 부부에 집 한 채 공급' 주장과 관련해 "집 정책의 구체적인 조건을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그 원칙에 대한 검토는 이미 상당히 끝났다"고 자신했다.
이 전 시장은 24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관 애경홀에서 헤럴드미디어주최로 개최된 '2007 대선주자와 대학생들의 만남'에서 부동산 정책관련 질문에 "말을 할 때는 이미 그 정책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 경우"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전 시장은 "이를 정치공세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꿈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일축한 뒤, "실천 능력이 없으면 아름다운 꿈이라도 가져야한다"며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청계천을 얘기할 때는 3~4년을 준비했으며, 한반도 대운하도 이미 10년 가까이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지금 아파트 값이면 결혼한 부부가 10년, 20년이 가도 절대 집을 못산다"면서 "국가가 10년, 20년을 간섭할 필요는 없다"며 규제로 해결하려는 정부태도를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국가가 조세정책이나 부동산 정책 등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40, 50평 아파트에 살다 더 좋은 아파트로 간다면 세금 내고 옮기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가치와 부를 창출하는 것보다 현재의 상태에서 분배하려는 제로섬 정책에 대한 강한 거부다.
이 전 시장은 "인생을 처음 출발하는 시점에 적정가격으로 적당한 아파트를 주게 하는 것, 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국가가 강한 사람,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정치하는게 아니라 이는 시장 원리에 맡기고, 선천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사람들, 장애인들, 약자 그리고 낙오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FTA협상과 관련, 이 전 시장은 "협상 자체를 하지말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미국과도 경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다만 농업, 서비스업 등 도저히 미국과 경쟁이 안되는 부문은 상당한 유예기간을 둬야한다"며 "협상의 조건을 보면서 해야되기 때문에 조건부 찬성"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또 "깨끗한 정치를 위해 선거비용과 관련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며 법률적 검토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강연장을 가득 매운 500여명의 학생들과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자신만의 경험담을 전하며,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 전 시장은 생업과 학업을 같이 해결하며 어려웠던 학창시절과 어머니와의 추억, 부인 김윤옥 여사와의 숨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소개해 학생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시인'이 한때 꿈이었다는 이 전 시장은 조병화 시인의 '오월이 되면'을 즉석 낭송해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고스톱 실력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잘 칠줄 모르지만, 선수하고 쳐도 돈은 결국 내가 딴다"며 특유의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