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의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어 8일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대표연설을 했다. 강 대표는 총32페이지의 대표연설문 중 절반가량을 '안보문제'에 집중했고 다음으로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강 대표도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30페이지의 반은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대표의 이날 대표연설문엔 제목이 빠졌다. 사전에 배포된 대표연설문에도 제목없이 바로 북핵사태 등 안보문제를 다뤘다. 강 대표는 당초 이날 자신의 대표연설문에 제목을 넣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생각했던 제목도 따로 있었다고 한다. 이날 연설문에서 빠진 강 대표의 대표연설문 제목은 바로 '국가안보와 경제'였다.
그러나 자신보다 하루 먼저 대표연설을 한 열린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대표연설문의 제목을 '안보와 경제가 최우선입니다'라고 붙이면서 강 대표는 연설문에서 제목을 뺐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제목을 '국가안보와 경제'라고 하려고 했는데 엉뚱한 사람이 사용하더라"며 "내용은 전혀다르더만…"이라고 말했다.
옆좌석에 앉아있던 김형오 원내대표는 "그래서 제목이 없어졌구나"하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강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 대표가 이날 연설문에 담은 내용은 북핵사태 해결에 대한 기존의 한나라당 주장과 그동안 수차례 언급했던 '작은정부 큰 시장'이란 당의 경제정책 기조. 여기에 최근 민감한 부동산 문제와 일자리 창출 문제, 그토록 주장해 온 '감세정책', 연금제도 개혁과 사학법 재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한 교육문제와 마지막으로 강 대표가 자신의 대표상품으로 내놓은 '참정치'가 담겼다.
하지만 새롭거나 뚜렷한 내용이 없어 한나라당은 대표연설에 고심하고 있다. 이날 연설문을 작성한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오전 회의장에 모인 취재진을 향해 "강 대표 연설문 좀 잘 리포트 해주세요.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 감세정책, 반핵이 (오늘 연설문의)키워드 인데 섹시하게 만드는 재주가 없어서 그렇지 모두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맨 기사거리 투성이"라며 전 의장을 독려했다.
한편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최근 광폭행보를 보이며 '정치개입'우려를 낳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박 전 의장은 마침 이날 회의에서 이상득 현 국회부의장과 나란히 앉았다. 이에 김형오 원내대표는 "전·현직 부의장 두 분이 나란히 앉으니 보기 좋다"고 농을 건넸다.
그러자 박 전 부의장은 "전직 대통령들은 다 조용하지 않느냐. 전 대통령은 조용히 있어야 하고 유유자적해야 한다"며 "그래서 내는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박 전 부의장이 DJ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북핵사태 이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김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