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내에서 조기대선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선후보 선출방식을 둘러싼 각 후보 진영의 충돌조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근혜·이명박·손학규 세 차기대선주자는 언급을 자제하지만 일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경선문제를 공론화하며 논란이 커진 상황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문제는 후보 진영간은 물론 당내 보-혁간 감정대립으로 진화하는 분위기다. 갈등이 심화되자 당내에서는 박근혜-이명박 양 후보 진영의 충돌을 중재하고 중심을 잡을 세력의 필요성에 힘이 실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푸른모임이 특정 주자로 당내 힘이 쏠리는 현상을 차단하겠다며 여러 성향의 의원들을 모임에 가입시키고 당 중심잡기에 발벗고 나섰다. 푸른모임은 지난 22~23일 경기 남양주에서 회원 20여명이 참석한 워크숍을 열고 '빅3'간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새로운 중립파 모임도 결성된다. 안상수 의원이 주도해 진행하는 희망모임(가칭)은 내년 대선후보 선출 경선을 겨냥해 만들어지는 한시적 모임이다. 

    회원늘린 푸른모임에 유승민 정두언 박종희 이정현 등 빅3측근들 대거참여

    이 모임에 참여한 고조흥 의원은 28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특정 대선주자에 치우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당의 중심을 잡자는 취지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당내 중도성향 의원들 중 우리 취지에 공감하는 의원들을 인원 제한없이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그러나 현재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모임참가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내달 10일 창립대회를 계획한 희망모임은 원내·외를 합쳐 100여명의 회원확보를 목표로 한다. 현재 안상수 의원을 중심으로 정의화 안경률 이한구 이주영 신상진 고조흥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 두 모임의 최종목표는 특정대선주자에 쏠리지 않는 중도세력의 힘을 규합해 내년 대선경선이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중심을 잡자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또다른 당내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과연 이들이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을 중재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최근 회원을 늘린 푸른모임에는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이 참여했고 박 전 대표 여의도 사무실 공보를 맡은 이정현 전 수석부대변인도 가입했다. 스스로 이명박 계보라 말하는 정두언 의원 역시 푸른모임 회원이다. 손 전 지사 사람으로 분류되는 박종희 전 의원도 모임에 참여했다.

    희망모임, 박근혜-이명박에게 러브콜 못받은 이들의 몸값 키우기 수단?

    때문에 '중재 역할을 하고 중심을 잡겠다'는 푸른모임의 주장이 당내에 설득력을 쉽게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핵심당직자는 "지금 모임을 만드는 건 아무리 취지가 좋다해도 세불리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대선정국으로 들어가면 이들 모임 역시 특정 대선주자와 유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희망모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모임결성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측에선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 중 어느 한쪽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모임에 소속된 모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의혹을 보내는 시선도 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모임에 참여한 모 의원을 거명하며 "그 분이 최근 눈에 띄게 활발히 움직이고 있고 당내 문제에 목소리를 내더라. 정치적 욕심이 강하다고 알려진 의원이라 이 분이 움직이는 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분위기"라고 말한 뒤 "모임이 '중립파'의 성격을 갖고 출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 당직자는 "'중심을 잡겠다' '대선후보간 중재역할을 하겠다'고 모임을 만들어 당이 특정대선주자에 쏠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이제껏 많은 의원 모임이 비슷한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결국 세력화되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