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두달이 지나도록 리더십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자신에 대한 비판에 강도높게 반박했다.

    지난 21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리더십 부재' 비난에 "전략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며 반론을 제기한 강 대표는 27일 인터넷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도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했다. 

    강 대표는 '추진력이 부족하다' '강단이 없다' '너무 유연하다'는 등의 지적에 대해 "지금 밋밋하게 가는 것이 오히려 '빅3(박근혜·이명박·손학규)'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내가 매일 소리치고 빅3 만나고 했던 얘기를 기자들에게 일일이 얘기하고 그러면 내년에 국민들이 빅3에 대해 식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내가 YS, DJ도 아니잖냐. 박근혜도 처음 1년 간 우왕좌왕했다"

    강 대표는 "고함만 지른다고 카리스마 있는 게 아니다. 크게 한 소리 한다고 당 기강이 잡히는 게 아니다"며 "YS, DJ시절처럼 대표 말 한마디에 따라오는 시대도 아니다. 내가 YS, DJ도 아니지 않느냐. 공정하게 당을 운영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도 처음 1년 동안은 우왕좌왕 했었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과 관련한 "전략부재" 비판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먼저 광화문에 뛰어나갔으면 우익단체들이 나설 수 있었겠느냐"며 "모든 것을 전략적으로 하고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그는 이어 "당내에 다른 목소리가 있을때 내 주장만 내세우지 않고 들어주면 반대의견을 내던 이들도 당 대표의 본심을 이해하고 따라올 것"이라며 "골프파문 등으로 지도부의 말이 설득력을 잃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은 과도기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문제가 생기면 제명도 하고 당원권 정지도 하고 강력한 조치를 내리는데, 선거를 앞두고 급하니까 저렇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게 몇달 혹은 1년간 지속되고 쌓이면 기강도 잡히고 당 대표의 의지도 읽혀질 것이고 당원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이런 게 새로운 카리스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 대표 체제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 정상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호남에서는 내가 사과를 한 뒤 10%정도까지 올랐다"고 반박했다. 또 "당 윤리위원장도 외부인사로 앉혀 도덕성을 회복할 생각이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낸 뒤 "잘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고 그럴 땐 좀 답답하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했다.

    '박근혜, 현역이라 이명박·손학규에 불리할 수 있다'

    내년 1~2월 중 당의 대선주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강 대표는 '당 안에 있는 박 전 대표에 비해 외곽에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불리하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박 전 대표가 더 불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현역의원이라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유롭게 활동하고 움직일 수 있는데 박 전 대표는 상임위원회 활동도 해야 하고 국회 본회의가 있을 땐 표결에도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에 더 제한이 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선제도 변경,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들어온 뒤 논의하면 된다'

    경선제도 변경 논란에 대해선 "나는 경선제도 문제를 얘기해 이슈화하고 싶지 않다"며 "내년 1~2월에 협의체를 구성하면 대선후보가 '나는 이런 방법이 좋겠다'고 의견을 내놓을 것이다.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그때 가서 논의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미국도 주마다 다 다르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시 비용도 엄청나다"며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실 선거법 위반이다. 사전 선거운동 문제도 일어날 수 있고 정치자금도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한 뒤 "여야가 단체로 범법자를 양산할 일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현재 열린당이 바람을 잡는 것은 마땅한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판을 흔들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 등 범우파 연대는 할 수 있지만 정계개편 반대"

    논란이 된 '한나라-민주 통합'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남의 정당을 놓고 합당얘기를 하는 것은 결례"라며 "뿌리가 다른데 결혼하자고 하면 호남 식구들이 좋아하겠느냐"고 말한 뒤 "우리는 정책연대를 얘기했지 합당은 얘기하지 않았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한-민 통합 논란을 놓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한 대표가 입장이 어려우니까 오늘 기자회견을 한 것 같다"며 "한 대표도 국민생각 토론회에서 '국민정서라는 게 있다'는 말을 했는데 우리 주장과 비슷한 맥락이다"고 해석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선거때만 되면 이합집산하고 의원들끼리 헤쳐모이는 비정상적인 정계개편은 반대한다"며 "다만 우리 색과 맞는 사람들끼리 범우파, 범선진화세력 연대는 할 수 있는 것이고 뉴라이트와의 접촉도 외연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