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빅2’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권경쟁에서 이 전 시장이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발매된 주간지 ‘시사저널’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부분에서 이 전 시장은 29.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1.7%의 박 전 대표를 앞질렀다. 다음은 고건 전 국무총리 20.8%,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3.4%,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3.1%,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2.4% 순이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넓은 지지층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비호감 대권주자 1위’로 선정될 정도로 지지층의 폭이 좁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 전 시장의 상승세는 ‘경제 대통령’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로 응답자의 58.6%가 ‘경제 문제’라고 답한 것처럼 ‘경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이다.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한 이 전 시장은 이념성향 면에서 한나라당과 대척점에 서 있는 민주노동당 지지층으로부터도 23%의 지지율을 얻었다. 또한 20%가 넘는 열린당과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 전 시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 재임 기간 내내 공을 들인 호남에서도 박 전 대표(3.8%)보다 세 배 가량 높은 지지율인 9.4%를 기록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는 인물’ 1위(10.9%)로 꼽혔지만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37.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 전 시장(37.9%)을 바짝 따라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과 ‘안티 팬’이 확실히 구분되는 부분이다. ‘비호감 대권주자’ 2위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이에 대해 시사저널은 “아무래도 두 사람(박 전 대표와 유 장관)이 현재 거론되는 대권 주자 가운데 보수와 진보의 양 극단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안티 팬’이 많은 이유로 해석된다”며 “여기에 박 전 대표는 ‘독재자의 딸’ ‘여성’이라는 점이, 유 장관은 ‘노무현 홍위병’ ‘독설가’라는 이미지가 변수로 작용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방식을 최근 정치권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로 변경했을 경우에도 이 전 시장의 강세는 이어졌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7.1%의 지지율을 얻어 경쟁자인 박 전 대표(27.7%)와 고 전 총리(16.1%)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선전했다.(이명박 43.9%, 박근혜 40.5%)

    또 다른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고 전 총리의 경우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보다는 열린당 대선후보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는 오픈 프라이머리로 실시되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면 16.1%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하는 반면, 열린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39.6%로 정동영 전 열린당 의장(11.0%),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9.4%), 김근태 열린당 의장(6.8%)을 큰 포인트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2.5%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83%의 응답자가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으며 정당 지지도 또한 한나라당은 46.2%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음은 열린당 14.7%, 민노당 6.1%, 민주당 4.2%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