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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검정고시를 대리시험으로 치른 사실이 적발돼 서울 남부지방법원으로부터 구속수감된 이훈구 양천구청장에 대한 사퇴요구와 함께, 이 지역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양천갑)과 오경훈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양천을)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8개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서양천시민연대)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구청장의 즉각 사퇴와 부적격자를 공천한 한나라당의 사과를 요구했으며, 이 지역 주민모임인 '양천을 만드는 사람들(양만사)'의 한 회원은 18일부터 양천구청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또 한 지역주민은 국회와 한나라당사, 원 의원의 지역사무실을 번갈아가며 원 의원의 책임을 묻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서양천시민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정치적 역학관계만 고려해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이 구청장을 비난하면서 "부적격자를 단체장으로 공천해 양천구의 명예와 구민들의 자긍심을 훼손한 한나라당은 사과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양천구청앞에서 4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순환씨(44)는 "양천구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이미 구속된 이 구청장은 즉각 사퇴하고, 원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수습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씨가 속한 단체 '양만사'는 한나라당 양천구청 원 의원과 오 위원장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이같은 촉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또 "이번 사태는 공천심사의 허점을 나타낸 것으로 밀실공천의 단면을 보여주었으며, 선거에 이기기 위해 학력조작이라는 불법을 자행할 정도로 상실한 가치관을 드러냈다"며 비난했다. 그는 양천주민들과 함께 22일 양천공원에서 주민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16일부터 1인시위에 나서고 있는 최영환씨(67)는 "교육 1번지 양천이 교육비리로 얼룩졌다"며 "공천책임자인 원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공천과정 당시 정치생명을 걸고 이 구청장을 공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원 의원은 약속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천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구속수감중인 이 구청장이 아직 사퇴의사를 밝히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워낙 갑작스럽게 닥친 일이라 이 구청장이 아직 경황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민들이 공천책임자인 원 의원이나 오 위원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사과할 것이 있다면 사과하고, 심판받아야한다면 심판받는 식의 대응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