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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기정사실화 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환수 방침을 되돌리기 위한 한나라당의 외교전이 시작됐다. 한나라당은 19일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한 제2차 방미대표단을 파견하고 미 상하원의회지도자들을 만나 전작권 단독행사 이후 초래될 한반도 안보불안을 우려하는 국내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의장을 비롯해 정형근·전여옥 최고위원, 국제통 박진 의원, 황진하 국제위원장, 정문헌 제2정조위원장 등이 포함된 이번 방문단은 1차 방문단에 비해 인원을 대폭 강화하고 그 위상 또한 ‘고위급대표단’으로 지칭할 만큼 높였다는 게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강재섭 대표는 방미단 출국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대표단을 격려했다. 강 대표는 “우선 지금 한미 양국이 한미동맹이 건재하다는 수사를 쓰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칫하면 동맹이 와해단계로 간다는 걱정이 많다”며 “전작권 문제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직결된 문제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미국이 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길게 봐달라고 설득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미 의회에 한미동맹이 미일동맹보다 더 중요하고 강화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미 조야에는 한국정부와는 같이 가지 못하겠다는 인식이 번져 있다. 미국과 북한 핵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시점에서 한국정부가 맹목적으로 북한 편만 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한국 정부와 일부 코드 맞는 사람들만 그렇게(전작권 조기 환수 찬성) 생각하지 67%가 넘는 일반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입장이 같다는 점을 강조해서 이번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이양 시기를 못 박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이 부의장은 “우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뜻만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각계각층, 심지어 전작권 조기 환수 반대 입장을 표명한 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의 뜻까지 전달하고 한국 안보를 보장받으려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짐이 무겁다. 모든 절차·체면·형식 다 무시하고 뛰어간다. 면담이 주선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가고자 한다”며 “국가 안전 보장을 위해 간다.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이날부터 25일까지 워싱턴, 뉴욕 등 미국 주요도시를 방문할 방문단은 미 상하 의회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보수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허드슨연구소 등과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방문단은 미 조야에 ▲전작권 논의 중단 ▲한미연합사 체제 지속 ▲한미간 협력 강화 등의 의견을 전달하고 이들을 설득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방미단은 성명서를 통해 “일부에서 제기되는 '미국의 전략적 혹은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미연합사 해체로 북한의 오판과 위협이 현실화되면 평화를 회복하려는 안보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미 양국 정부는 한반도 안보의 근간을 이루는 연합사 해체 논의를 중단하고 북핵문제, 북한인권문제, FTA, 이라크평화활동 등 더욱 시급한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