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간의 해외순방 일정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의 귀국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너무 살벌(?)하다. 노 대통령 조롱하기가 국민스포츠가 돼버렸다는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의 풀이도 그나마 '아전인수'격 해석이 돼버린 듯하다.

    넷심을 통해본 여론은 레임덕 수준을 넘어 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인정조차 받지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전시작전권 환수문제나 한미정상회담의 내용에 대한 지지나 비판은 뒤로 한채 무조건적인 비난과 분노를 표출했다.

    16일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노 대통령, 16일 밤 서울도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노출되자 네티즌들은 곧바로 짜증스럽다는 반응을 날렸다. "그래도 한동안 조용했는데 또 시끄러워 지겠군('c9572')" "기사 좀 내려라 짜증난다('realtydb2')" "굳이 한국 안오셔도 되는데('kimsj0715')" 등 노 대통령의 귀국소식에 반가움과 노고에 대한 치하는 간 데없고 거친 비아냥과 무시만 가득했다.

    "오든지 말든지 맘대로('yds001')" "에이 아침부터 재수없어('xkdla18')" 같은 표현은 그래도 온건한 측에 속한다. 네티즌 'jackdow2'는 "노 대통령이 온다니 태풍도 때맞춰 북상한다"며 "하여간 재앙을 몰고다닌다"고 말했다. 'hommedot'는 "오늘 밤 '산산'에 버금가는 18호 태풍 '노(no)' 북상" 이라고 '13호 태풍 산산 북상'에 빗대기도 했다.

    '대통령 2주 없는 것과 청소부 2일 없는 것'을 비교하며 노 대통령을 비꼰 네티즌도 있었다. 'davidseong'는 "청소부가 이틀 없다면 거리는 악취와 쓰레기 더미로 난리가 나겠지만 대통령은 2주가 아니라 2년 없어도 조용할 것"이라며 "존재가치라는 것은 남이 인정할 때 이유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같은 네티즌들의 반응에 "자신의 불행을 대통령 탓으로 돌리지마라('exceptu')"며 자제를 구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런 네티즌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노사모냐" "너 백수지" 등의 빈축만 돌아왔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이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대통령이 비하되는 현상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며 "이런 현실이 오히려 씁쓸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