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민주국가에서 의례히 찾아오는 레임덕(Lame Dock)에 대한 아름다운 의미를 되새길 줄 알아야 한다.

    민주국가에서는 파시스트 정권과는 달리, 국가지도자는 일정한 임기동안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 받았고, 또 위임받은 권력은 정당하게 사용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공히 부과 받고 있다.

    그러기에 위임받은 권력은 그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손님이 바로, 자연스러운 레임덕이라는 권력 말년 누수현상이다. 레임덕은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해서 걸맞는 책임을 질 수 있는 모습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레임덕을 피하려고 발버둥치는 지도자는 전제군주형의 지도자나 공산독재 정치형의 성향 즉 - 폭압적 성향을 지닌 통치자에게 흔히 내재된 잘못된 권력 가치관이다.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아름다운 레임덕의 퇴장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 잊어 현존권력으로 ‘오버(over)'하려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는 지도자도 있다. 결국 레임덕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한 지도자는 그 말년이 비참한 시간으로 연결되어 왔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레임덕(Lame Dock)은 원래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총상을 입고 발을 절뚝거리면서 도망가는 오리’라는 말에서 기원된 정치용어다.

    정치적으로는 임기가 종료되어가는 민주주의 국가의 민주국가 지도자를 뜻한다. 따라서 ‘김정일’과 같은 폐쇄된 공산 군사독재 지도자는 ‘레임덕’이 있을 수 없다. 폭압형 지도자가 행하는 폭압의 끝은 멸망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김정일’과 같은 경우는 ‘레임덕’이 없는 대신, 내부붕괴나, 내부혁명 즉 타의에 의한 권력으로 부터의 퇴출밖에 없다.

    흔히 레임덕(Lame Dock)에 와있는 정치지도자들 중에 권력누수 현상이 심화되면, 스스로 권력의 비참함을 느껴, 오히려 남은 임기동안 무엇인가 권력을 강하게 내보이려는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권력의지의 충동을 못이기는 경우에는 정치전략 작전을 감행함으로서 현명하지 못한 지도자로 역사 속에 등장했었고 앞으로도 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절제되고 정제되지 못한 권력 충동적 자아를 지닌 지도자는 결코 민주형 지도자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 퇴임과정과 퇴임이후의 모습이 지극히 불행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았음을 우리는 정치사를 통해 교훈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카리스마적인 강력한 지도자가 결코 민주형 지도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진정한 의미에서 강력한 지도자는 레임덕을 맞이하여 겸양할 수 있는 대범한 지도자를 칭한다. 대범한 지도자는 국민을 위한 민주형 지도자를 의미함은 물론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행한 통치행위에 대하여 잘못이 있으면 차분하게 궤도수정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를 지닌 강력한 지도자라고 칭 할 수 있다. 한국 대통령의 가장 큰 모순은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막강한 통치 권력을 행사하고 싶은 충동적 유혹에 항상 직면해 왔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김대중 씨는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을 악용하여 헌법을 위반하면서 무리한 통치행위를 실행해 왔었다. 대통령 재임 시 5억불이라는 거금을 적국의 수장인 김정일에게 국민 몰래 갖다 바쳤고, 밀실에서 적장(敵將)과 쑥덕쑥덕 야합하여 국민을 속이고, 속칭 6.15사변을 일으켜 대한민국 헌법에 있는 자유·민주·시장경제 체제를 좌편향으로 이동시킨 반헌법적 반역죄를 지었다.

    레임덕을 인정치 않았던 김대중 씨는 대통령에서 떠난 지금도, 차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고 있으며, 또한 어떤 어리석은 대선주자들은 김대중 씨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추악한 모습까지도 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루어지지는 못했으나 2차 방북하여 적장과 함께 연방제 사변의 주역이 되고자 음흉한 계획도 세웠다는 설과 함께 김대중 씨는 병든 노구에도 레임덕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노추(老醜)의 불길을 태우는 모습은 정녕 권력과 인간의 비감(悲感)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1년 4개월 남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레임덕’에 접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남은 1년여의 임기를 겸손하게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자주(自主)라는 미명(美名)으로 불러일으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 국방원로들과 국민들의 진정한 뜻을 헤아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즉각 철회하고, 애국심과 겸양지덕으로 한미동맹을 굳건히 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역사는 도도히 흐르는 큰 강물과도 같다. 엄청난 권력의 우산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지도자의 역량이 대통령에게는 필요하다.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통령 자신이 임기동안에 권력의 권좌에서 행해왔었던 통치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권력의 끈에서 떨어질 수 있는 대범성이야말로 강한 지도자가 지닐 수 있는 레임덕을 맞이하는 참 용기라고 할 수 있다.

    김대중 정권이후부터 지금까지 잃어버렸던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최상으로 생각하는, 법치주의의 근본을 노 대통령이 다시 세워 놓을 수는 없을까…

    김대중 이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 헌정질서를 회복시키고, 과감히 코-드를 청산하여 국정을 원활하게 수행한 뒤에 아름다운 퇴장할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닐는지.

    핵무장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며, 요덕스토리가 뜻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사각지대를 뻔히 보면서도, 민족·통일·자주 운운하면서 북한과 함께 갈 수 있는 안보(安保)현실인가를 냉철하게 되돌아보며 살피는 혜안(慧眼)이 노 대통령에게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며칠 안 있어 한미 양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만남이 이번으로 여섯 번째다. 노 대통령이 최근 “현재까지는 부시 대통령이 나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 또한 노 대통령을 가리켜 “대화하기 좋은 상대”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역사적이고도 굳건했던, 또한 우리에게 그토록 절체절명의 중요한 생존전략적인 한미동맹을, 왜 자주(自主)라는 위선으로 동맹관계를 파괴하려 하는지에 대한 깊은 노 대통령의 성찰(省察)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이 아닐까.

    레임덕에 놓여 있는 두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으로 노 대통령은 한미동맹관계가 깨질 수도 없으며, 깨서도 안 된다는 역사의 필연성을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퇴장을 할 수 있는 민주형 지도자의 필요충분조건은 국민의 여론과 민심의 중요성을 100퍼센트 인정하는 것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