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에 불만을 품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신도들이 22일 오전 동아일보 사옥의 유리창을 깨고 진입, 사무실 집기를 부수는 등 항의시위를 벌인 데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23일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는 이날 ‘동아일보 난입은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사태로 규정하고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기협은 “기사에 문제가 있다면 엄연하게 존재하는 법적 구제 절차를 따르면 된다”며 “합리적 과정을 무시하고 폭력과 실력행사로 자기 주장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이 할 도리가 아니다. 언론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화가 실현되면서 정치권력의 탄압은 수그러들었지만 광고자본을 비롯해 일부 이익집단들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어떠한 물리력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통일교 신도 700여명은 신동아 9월호에 실린 ‘대해부 통일교 왕국’ 기사를 문제 삼으며 22일 오전 8시 30분경 기습적으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의 유리창을 깨고 들어와 난동을 벌이고 8시간이 넘게 점거농성을 벌인 뒤 오후 5시쯤 자진해산 했다.

    신도들은 “신동아 9월호에 실린 통일교 관련기사가 일부 탈교자의 편파적 진술만 기재하고 통일교의 종교적 특성을 무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담당기자와 편집장의 해고와 사과광고 게재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동아일보 사진부 강병기 기자와 이 사건을 취재하던 CBS 김재평 기자는 신도들에게 위협 당하고 장비를 빼앗겼으며 실랑이를 벌이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동아일보 출판광고팀의 한 직원도 신도들이 던진 화분 파편에 맞아 부상 당하는 등 사옥 내 기물 파손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신도들은 23일에도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 앞에서 항의시위를 계속해 현재 수십 명의 전경이 배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