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6 보궐선거에서 '탄핵주역' 조순형 당선이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며 한껏 고무된 민주당이 향후 닥칠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민주당은 7·26 이후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당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화갑 대표와 조순형 상임고문 등 민주당 지도부는 31일 4·19국립묘지를 찾은 데 이어 인근의 신익희, 조병옥, 장면, 박순천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있는 정일형 등 역대 민주당 지도자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내달 1일 오전엔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일정도 잡았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는 당의 '뿌리찾기'로 5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당의 정통성을 부각시켜 향후 진행될 정계개편에서 중심에 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 대표도 이날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이번 참배는 7·26 재·보선에서의 승리를 알리고 50년 전통이 있는 민주당의 뿌리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교섭단체 구성을 1차 목표로 세웠다. 조 상임고문이 국회에 재입성하면서 의석수가 12석으로 늘어난 민주당은 정계개편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선 의석수 증가가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에 출연해 "우선 민주당 세운 목표는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 다른 당과 연합해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섭단체를 만들어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서의 대접을 받고 그 다음 단계로 수권정당이 돼 집권을 향해 가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두 번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통해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변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사회자가 의석수 증가에 대한 당의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 등을 묻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면 일을 추진하는 데 지장이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직·간접적으로 또는 나 혼자 뿐만 아니라 많은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해 영입 등 물밑작업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열린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염동연 의원과의 회동 이후 정계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진척여부를 묻자 "그런 것은 없다"며 "의견교환에 불과한 것으로 실질적인 실천과정에서의 대화는 아니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