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현재의 개헌논의는 여권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개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임채정 의장은 지난달 취임사에 이어 17일 제헌절 축사에서도 '헌법연구조사위원회'를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구성하겠다며, 입법부 주도의 개헌논의를 진행할 뜻을 재차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박 전 의장은 제헌절을 맞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이제 대선을 불과 일년 반 남기고 개헌을 한다는 것은 권력창출을 위한 개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개헌은 시기를 놓친 불가능한 사안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헌은 (차기대통령이) 적기를 갖추어 국민 공론에 붙여 선거와 무관하게 논의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선 필패론'과 관련해 박 전 의장은 "누가 만든 용어인지 알 수 없지만, '필패' '필승' 등을 사전에 얘기하는 것은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박 전 의장은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현 정부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기 때문에 차기 대선에서는 야당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갈등에 대해 "일부 유감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며 대단히 우려됐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그러나 "강재섭 대표가 이재오 최고위원을 찾아가 화해하는 모습은 상당히 좋았다"며 "어느 정당이든 당내 경선에서 과열이 있을 수 있으며, 이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은 무소속으로 국회의장 임기를 마친 후 한나라당 당원으로 정식입당,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다. 그는 "국회에 복귀하려고 상임고문이 된 것이 아니라 경험 있는 사람으로서 선호하는 정당을 위해서 한번 밑바닥에서 헌신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