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인물난에 허덕이면서도 우여곡절 끝에 7․26 재보궐선거 공천자를 확정 발표했지만 공천심사에 나선 심사위원이나 공천확정자,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 모두가 ‘찜찜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김부겸 공천심사위원장은 7일 서울 송파갑, 성북을, 경기 부천소사, 경남 마산갑 등 7․26 재보선 지역 공천자를 발표하면서 “여러 가지로 대단히 쉽지 않은 선거환경이다. 거물급 후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모시지 못했다”고 인물난을 토로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말씀을 드리고 호소할 수 있는 후보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공천자 면면이 거물급은 아니더라도 조재희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서울 성북을),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경기 부천소사), 김성진 전 청와대비서실 행정관(경남 마산갑) 등 청와대 출신의 인물들을 내세운 만큼 집권 여당으로서의 위신에 맞는 구색은 가까스로 맞췄다는 것이다. 3일 공천심사 마감당시 서울 송파갑과 성북을은 공천신청자가 한명도 없었으며 이런 사정을 놓고 당내에서는 10%대의 낮은 당 지지율을 언급하면서 ‘뭘 하려해도 안된다’는 자조섞인 분위기가 팽배했으므로 이번 공천은 최선은 아니더라도 최악은 피했다는 설명인데, 인지도 당선가능성 측면에서 의문은 있더라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찜찜한 반응이다.

    아울러 공천을 받은 이들도 뒤끝이 개운치 않다는 전언이다. 당에서 구색을 맞추려 하다 보니, 청와대 출신들을 중심으로 ‘명단’을 짜게 되고 자연스럽게 출마 여부에 대한 자신의 의중은 뒷전으로 밀리는 꼴이 됐다는 후문이다. 선거 결과가 뻔한 상황인데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나설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최근 청와대 기류를 설명하면서 “청와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를 나오고 싶어 하는데, 당에서 이들을 상대로 ‘자의반 타의반’ 출마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돌고 있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조건으로, '승산 없는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하라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설명이다. 실제 서울 송파갑 공천을 놓고서도 천호선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이름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나돌기도 했으며, 당내에서 천 비서관을 설득중 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일부 재보선 상대 후보 진영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청와대 인사들이 상대 후보로 나오면 우리에겐 더 잘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당내에서도 막상 재보선 공천심사결과의 뚜껑이 열리고 공천자가 청와대 출신 인사들로 짜이자, 지방선거 이후 별반 달라진 것 없는 당 상황에 따른 인물난을 우선 한탄하면서도, 적잖이 찜찜해 하는 분위기다. 지난 선거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이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청와대 출신이 과연 재보선에서 먹혀들겠느냐는 것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당내 정서도 지방선거 참패 직후와 별반 달라진 것도 없는 상황에서 당장 선거운동에서부터 조직적인 당내 동원이 가능하겠느냐는 분위기다.

    열린당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갑에 정기영 열린정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서울 성북을에 조재희 청와대 국정과제 비서관 ▲경기 부천소사에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경남 마산갑에 김성진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등 7․26 재보선 지역 공천자를 확정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