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해 공들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호남이다. 한 자릿수의 미비한 지지율을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는 재임기간 호남지역을 16차례 이상 방문했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전남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호남 구애는 대권주자들 뿐 아니라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호남 대의원 10%의 마음을 얻기 위해 호남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김덕룡 의원의 정계은퇴를 만류하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호남 지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한나라당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호남출신인 이정현 부대변인이 애정 어린 충고를 하고 나섰다. 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의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6일 이 부대변인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한나라당이 호남인들로부터 30%이상의 사랑을 받는 꿈이 실현되면 정말 좋겠다”며 6가지의 제안을 내놓았다. 이 부대변인은 현재 당 광주서구을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호남을 기반으로 정권을 창출했던 새천년민주당의 분당 등을 거론한 뒤 “호남인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정권 창출을 할 가능성은 낮다. 호남은 정치적 무주공산이 돼 버렸다”며 한나라당이 호남 지역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진정한 지지를 얻고 싶다면 ▲변화·개혁 가속화 ▲국가전략 차원의 호남발전 대책 제시 ▲국민통합의 당위성 이해 ▲호남과 호남인 인정 ▲호남 아픔 이해 ▲호남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남 예산을 특별히 배려한다’ ‘호남 인사를 특별히 할당한다’는 말은 호남인들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배려는 낭비일 뿐이고 호남인에게는 미운 아이에게 조그만 떡 한 쪼가리 물리는 것 같아 싫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남 발전 전략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국가의 필요에 의해 검토·수립·투자돼야 한다”며 “정권 담당자의 의식과 의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 이상 지역감정으로 인한 국론 분열과 대립만은 막아야 한다”며 “국제 경쟁력은 국가에너지 결집에서 비롯되며 국가에너지 결집은 국민화합과 국민통합에서 비롯되고 국민통합은 지역감정의 해소를 통해 달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감정은 지역균형발전과 인사등용, 권력의 불공정에서 생기는 불만으로 법치를 확립하고 공정성을 유지, 탕평책을 시행할 때 해소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은 국정비전으로 바로 이 점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대변인은 호남에 대한 한나라당의 과거사도 깨끗이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전신 정당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오랫동안 너무나 치열한 싸움을 해왔다”며 “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 중에서 민주화 기여, 소외세력에 대한 관심, 남북긴장완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시민들이 무서운 줄 몰라서 공수부대 곤봉 앞에 맞서고 탱크 앞에 섰던 것이 아니다. 그 만큼 속으로 쌓인 아픔이 컸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그 아픔을 너무 쉽게 말하지 말고 너무 가볍게 안다고 말하지 말고 많은 시간을 쏟아 마음으로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누가 했든 호남인들은 피해를 봤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며 “호남인들의 아픔을 알려는 노력을 해서 알았다면 또 이해가 됐다면 당연히 상응하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아직도 떨쳐버려야 할 구태들을 여전히 상당수 안고 있다. 당의 현대화를 위한 노력을 가일층 강화해야 한다”고 내부 개혁을 강조하기도 했다.